“싱가포르는 괜찮다면서요…” 개학 후 집단감염 소식에 불안한 한국 부모들

입력
2020.03.27 14:02
수정
2020.03.27 14:11

확진자 증가와 개학을 직접 연관 짓는 건 무리 있다는 지적도

수업을 받는 싱가포르 한 초등학교 학생들. 옹 예 쿵 교육부장관 페이스북 캡처
수업을 받는 싱가포르 한 초등학교 학생들. 옹 예 쿵 교육부장관 페이스북 캡처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다음달 6일로 예정된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개학 후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앞서 개학을 한 싱가포르 한 유치원에서 1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되며 이 불안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26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25일 한 공립 유치원에서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교사 1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아 이 유치원에서만 총 1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또 25일 기준, 싱가포르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최다인 73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631명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학 후 집단 감염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와 관련해 SNS에서도 ‘싱가포르 개학 후 유치원 집단감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개학해도 될지 걱정”이라는 학부모 반응이 잇따랐다. 26일에는 ‘4월 6일개학은 무리입니다. 더 연기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와 개학을 연관 짓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싱가포르 추가 확진자 73명 가운데 38명이 해외유입 사례로 조사됐다. 간 킴 용 싱가포르 보건부장관은 성명에서 “해외에 있는 20만명 가량의 싱가포르인 중 일부가 돌아오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 것”이라고 밝혔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개학에 있다기 보다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입국자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유치원 확진자 19명 가운데 대다수는 아이들이 아닌 원장, 교사 등 유치원 직원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개학을 해서 감염자가 대거 늘었다는 건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니,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gx********), “정부도 싱가포르 개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를 기준으로 차분히 기다려보자”(hs******) 등 반응이 나왔다. 방역 당국도 최근 개학을 한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를 유의해서 살펴, 다음달 6일 개학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교육 당국은 지난 23일 개학을 강행했다. 옹 예 쿵 교육부 장관은 개학 결정에 대한 학부모들 우려가 있음을 감안해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철저한 예방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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