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도시재생 활성화”… 후보지 44곳으로 확대

입력
2020.03.31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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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단계별로 착수

청년∙한부모가정 임대용 돋움집도

“수요에 맞는 재생사업 펼칠 것”

인천 도시재생활성화지역 44곳 위치도.
인천 도시재생활성화지역 44곳 위치도.

지난 23일 인천 부평구 부평5동 다세대주택. 청년주거협동조합 청년들이 입주 예정자들에게 대접할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었다. 이 곳은 인천도시공사가 지역재생과 함께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기 위해 만든 ‘돋움집’이다. 이곳을 발판으로 발돋움하라는 뜻이다. 낡은 3층 단독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모두 6명의 청년에게 방을 임대한다. 단칸방이지만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0% 수준(20만원 정도)이다. 1층은 공유주방 겸 거실이고 2,3층은 방, 옥상에는 간이 주방이 있어 바비큐 파티 등을 할 수 있다.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의 장은실씨는 “셰어하우스다 보니 2주간 살아보고 입주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입주자들도 사전 만남을 통해 사적 영역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용현2동 도시재생뉴딜사업지구는 인천터미널 이전으로 상권이 쇠퇴하면서 급속히 낙후한 곳이다. 담벼락이나 차양, 지붕이 무너진 집이 여기저기 눈에 띌 정도다. 주민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이다.

도시공사는 이곳 12만㎡에 2023년까지 1,068억원을 투입 노인∙어린이시설, 청년공동체시설, 보행자 중심 테마거리 등 마중물 시설을 조성해 자연스럽게 재생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도시공사가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를 도시재생사업 추진의 원년으로 삼아 2030년까지 낙후한 원도심을 주거와 생활, 문화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공동체 공간으로 가꿔나간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당초 19개소였던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을 44개소로 확대했다. 군∙구별로는 △남동구 8개소 △서구 7개소 △부평구 6개소 △강화군∙동구 각 4개소 △중구∙연수구 각 3개소 △계양구 2개소 등이다. 유형별로는 도시경제기반형 2개소, 중심시가지형 8개소, 일반형 34개소다.

도시공사는 주민체감도가 높은 골목길 및 빈집 재생 등 생활밀착형 소규모 사업을 펼쳐 지역문화를 보호하고 생활편의 개선, 일자리 창출 등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도시경제기반형으로 대표적인 곳이 원도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개항장 재생사업이다. 자유공원 인근을 주민∙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어울리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 거버넌스 공간, 지역건축자산 보존 공간 등도 마련해 민간기관에 공간 운영을 위탁할 예정이다. 주민과 문화예술인 등은 함께 어울리며 독특한 사업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인천 부평2동 돋움집의 시행 전(왼쪽)과 시행 후 모습.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 부평2동 돋움집의 시행 전(왼쪽)과 시행 후 모습. 인천도시공사 제공

돋움집도 한부모가정, 청년 등 특별한 수요자들을 고려한 재생사업의 하나다.

도시공사는 올해 부평구 부평5동과 미추홀구 주안동에 각각 한 곳의 돋움집을 세워 임대를 앞두고 있다. 도시공사는 내년에도 2곳의 돋움집을 마련해 낙후된 마을에 청년들과 어린이들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남동구 만부마을과 동구 화수정원마을 같은 일반형 재생사업도 역점을 두고 있다. 주차장∙창업인규베이터 등과 주거가 혼합된 기능복합형 행복주택을 보급하고 집수리사업을 대행하는 등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재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이승우 사장은 “인천의 도시재생은 재생과 주거복지를 적극적으로 연결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단조롭고 획일적인 재생전략에서 벗어나 실제 입주하는 사람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도시재생 전략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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