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why]장관ㆍ의원들 연이은 '급여 반납 선언', 반갑지만은 않다?

입력
2020.03.23 15:41
수정
2020.03.23 16:08
구독

 

 코로나19 고통분담 위해 장ㆍ차관급, 국회의원까지 급여·세비 반납 움직임 

 한편에선 다음은 ‘민간기업 차례인가’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환자안전학회장, 대한감염학회장 등이 참석한 코로나19 유관학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환자안전학회장, 대한감염학회장 등이 참석한 코로나19 유관학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장ㆍ차관급 공무원들이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국민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머무는 곳이 있죠. 바로 정치권입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국회가 하는 일이 없다며 ‘국회의원 세비 반납’을 건의하는 청원이 23일 기준 35만 명 넘게 참여를 이끌었습니다. 사실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도 모처럼 여야 할 것 없이 ‘세비 반납’을 외치고는 있어요. 가장 먼저 나선 정의당은 코로나19 종식까지 국회의원 세비 3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회의원 세비는 한 달에 1,000만 원 안팎으로 정의당 의원들은 각자 매달 300만 원 정도를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반납한다네요. 미래통합당도 모든 소속 의원이 100만원씩 코로나 관련 성금에 보태기로 했죠.

심상정(가운데) 정의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코로나19 장애인ㆍ가족 피해 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심상정(가운데) 정의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코로나19 장애인ㆍ가족 피해 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세비 50% 기부 운동을 추진 중입니다.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세부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라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제 각기 환영의 동참의사를 밝혔어요. 김두관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급여 반납)에 화답하자”며 “민주당 소속 단체장 여러분도 참여하면 어떨까 제안한다”고 했어요. 특히 그러면서 “급여 삭감분은 가급적 해고를 막는데 사용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보다 ‘과격한’ 주장을 내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서울 동대문을 출마를 준비하는 민병두 의원은 “국민 고통을 안다면 국회의원의 남은 임기 동안 세비 90%를 반납해야 한다”며 “저부터 실천하겠다”고 선언했죠. 그는 “(정부의) 장ㆍ차관 월급 30% 삭감 발표를 보고 답답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천정배 민생당 의원은 “최저임금 수준을 제외한 전액을 기부하자”고 했고,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이달 세비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설치된 환율전광판에 마스크를 쓰고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설치된 환율전광판에 마스크를 쓰고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잇따르는 공직사회의 이 같은 세비반납 및 임금 동결 소식에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이 모처럼 훈훈해 지지만 무작정 박수를 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무원의 임금동결 및 삭감은 공공기관 임직원 임금뿐 아니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걱정 때문이죠. 공직사회 다음은 민간기업 차례가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코로나 사태를 두고 “바이러스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도 거대한 2인3각 경기”라고 했죠. 옆 사람이 넘어지면 함께 넘어질 수밖에 없는 2인3각 경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 아닐까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