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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북지역 중ㆍ고교생으로 구성된 '통통 국어지킴이단' 5기 발대식에 참여한 학생들. 영남대 제공

기성세대가 10대의 말에 불편해 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어른들은 청소년이 말을 훼손하는 현상을 오래 전부터 걱정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대가 직접 나섰다. 학교 안에서 올바른 언어 사용을 홍보하는 청소년들, 바로 ‘통통 국어지킴이단’이다. 이 활동은 청소년들의 은어와 비속어 사용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고등학생 4~5명이 한 조가 되어 6개월간 활동하는데, 보고서를 보면 욕설의 의미를 알려주어 인식을 개선하고, 인기곡의 영어 표현을 한국어로 바꾸거나, 좋은 말로 친구에게 칭찬편지 쓰기 등을 했다.

가장 큰 성과는 ‘청소년 은어사전’ 제작이다.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정리했는데, 일코노미(1인 경제활동), 뇌피셜(자기 생각을 검증된 것처럼 말하기) 등 언어가 섞인 줄임말, 롬곡옾높(폭풍눈물), 띵언(명언), 띵작(명작) 등 언어 변형, 언어유희가 많다. 그중에 ‘급식체(급식을 먹는 나이인 어린 학생들의 철없는 말)’에 주목해 본다. 10대들은 이런 말이 바르지 않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별다줄(별것도 아닌데 다 줄여 말한다며 언짢은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은 바로 줄임말의 폐단을 꼬집었다.

그렇다. 우리 청소년들은 자정 능력이 있다. 참여자들은 조 이름을 만들 때부터 아무 말이나 쓰지 않았다. 온새미로(생김새 그대로), 돋을볕(아침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 또바기(한결같이) 등 순우리말이면서도 의미가 좋은 말을 기특하게도 찾아 썼다. 그런데 이처럼 품위 있는 말을 알면서도 언어를 마구 사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시 기성세대의 언어 사용 방식이 면죄부를 주지 않았을까? 이제 기성세대가 청소년의 언어 생활을 염려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격려할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할 때이다.

이미향 영남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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