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거기가 우리 지교회 있는 곳” 주장 담은 신천지 녹취록 나와

입력
2020.02.26 19:33
수정
2020.02.26 2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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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측 “한국 입국 사실 없어” 재차 부인 

25일 경기도 과천시 한 상가에 있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역학조사관이 진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강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경기도 과천시 한 상가에 있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역학조사관이 진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강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소속 교회가 있으며 이들이 지난 연말까지도 활동을 계속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천지 측은 우한에 행정상 교회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우한 지역 신자가 한국에 입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간 중국 내 활동이 전혀 없었다는 신천지 측 주장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신천지에 관해 폭로해온 ‘종말론 사무소’는 26일 유튜브 채널에서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 중 하나인 부산 야고보 지파장의 설교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해당 지파장은 지난 9일 신천지 신자들을 상대로 한 설교에서 “지금 우한 폐렴 있잖아. 거기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중국 활동이 전무하다고 부인해 온 것과는 전혀 다른 발언이다. 실제 신천지 홈페이지 ‘연혁’을 보면 미국(워싱턴DC)ㆍ영국ㆍ우간다에 교회를 설립한 사실과 함께 특히 ‘중국 내 몽고교회’와 ‘중국 무한교회’도 명기돼 있다. 그런데도 신천지 측은 “중국 당국에서 수년 전부터 폐쇄해 포교 활동과 교회 운영이 전혀 안 된다고 한다. 중국에 갈 수도 없고 우한에서 들어온 사람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말까지 우한 현지에서 신천지 신자들이 종교활동을 지속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신종 코로나와 연계된 한국 종파 회원들이 지난해 12월까지 우한에서 회합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익명을 요구한 신천지 신자를 인용해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12월에야 우한 내 신천지 모임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 신자는 그러나 우한의 신천지 신자가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한국을 방문했는지 여부에는 답하지 않았다.

신문은 이어 “신천지가 모임 중단 후에도 온라인을 통해 설교 등을 계속했지만 지난달 말 춘제(春節ㆍ설)연휴가 신자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며 “이들은 신종 코로나가 자신들로부터 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SCMP는 우한 외에도 베이징 상하이 다롄 선양 등의 대도시를 포함해 중국 내 신천지 신자 규모가 2만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우한교회 신자수는 357명으로 확인된다고 인정했다. 다만 “행정상 120명이 넘으면 ‘교회’로 명명하지만 교회 건물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우한 신천지 신자가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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