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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전망대에 오르면 진도에서 완도까지 다도해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유람선이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가르며 이동하고 있다. 해남=최흥수 기자

해남 송지면 송호리 갈두산은 한반도 육지의 끝자락, 땅끝이다. 갈두산 사자봉 정상에는 땅끝전망대가, 바로 아래 북위 34도 17분 32초 바닷가에는 땅끝탑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 부근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두 곳을 한꺼번에 보려면 산 아래서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이용해 오르고, 전망대에서 땅끝탑까지 하산(500m)한 후,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코스로 길을 잡는 게 좋다.

9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오른편 진도에서부터 왼편 완도까지 서남해의 다도해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땅끝 선착장에서 섬을 오가는 유람선이 에메랄드 빛 봄 바다를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땅끝전망대 바로 앞 남해바다에 봄빛이 그득하다.
땅끝전망대에서 오른편으로 해남과 진도 사이 무수한 섬들이 점점이 떠 있다.
갈두산 남쪽 끝자락의 땅끝탑. 끝은 다시 시작이다.
땅끝탑 앞에 거꾸로 선 한반도 모형. ‘삼천리 한반도 시작점’이라 쓰여 있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이용해 바닷가로 내려가면 땅끝탑에 닿는다. 돛대처럼 뾰족한 삼각뿔 탑이 뱃머리에 얹힌 모양이다. ‘끝’은 더 이상 갈 데 없는 한계점이지만 이곳 땅끝은 또 다른 시작점이다. 탑 앞에 위아래가 거꾸로 된 한반도 모형이 세워져 있다. 땅끝이 맨 위다. ‘땅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 일 듯 손을 흔들게. 마음에 묻힌 생각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탑에 새겨진 글귀가 남루해진 마음 한 구석을 위로한다.

미황사에서 땅끝전망대로 가자면 중리마을과 송호해변을 거친다. 해남군에서 아름다운 해변 도로로 자랑하는 곳이다. 중리마을 앞에 떠 있는 증도까지는 하루 두 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고운 모래해변과 대비되는 검은 자갈 길이다. 대죽리 마을 앞에도 죽도라 불리는 작은 섬이 있다. 이곳은 일몰 풍경이 아름답다. 작은 섬이 또 두 개로 갈라져 그 사이로 해가 지는 풍광을 볼 수 있다. 드넓게 펼쳐진 해변은 여름철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변신한다.

땅끝 가는 길목의 중리마을. 바로 앞 증도까지 하루 두 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땅끝 가는 길의 증도 신비의 바닷길. 중리마을은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은 해변 마을이다.

송호해변은 이름처럼 고운 모래와 노송이 어우러진 곳이다. 방풍림 역할을 하는 수령 200년 된 소나무 600여 그루가 아담하게 해변을 감싸고 있다. 솔숲에 둘러싸인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은 해변이다. 송호해변 오토캠핑장 앞에서 땅끝탑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해남 땅끝 여행정보]

▲시절이 하 수상해도 계절은 어김이 없다. 지난 주말 해남 보해매실농원의 매화가 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4,000여 그루의 매화가 이번 주말이면 화사하게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 이맘때면 축제 준비에 들떠 있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올해 축제는 취소됐다. 개별 관광객도 통제한다. 꽃 구경은 한철이니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 21일 해남 보해매실농원의 일부 매화가 망울을 터트린 모습.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올해 매화축제는 취소됐다.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땅끝마을까지는 430km가 넘는다. 당일 여행으로는 먼 거리다. 대중교통 역시 쉽지 않다. 해남읍내에서 미황사와 땅끝마을까지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만 기다리고 이동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크다. 목포역이나 나주역까지 KTX로 이동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그나마 효율적이다. ▲미황사 인근 ‘월송한우촌’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골고루 쇠고기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등심ㆍ생고기ㆍ육회 등으로 구성된 정식 4인분이 10만원이다. 해남읍내의 ‘반갑다친구야’ 식당은 톳이 들어간 구수한 굴밥(1만2,000원)이 일품이고, ‘한성정’은 떡갈비와 홍어 등이 포함된 푸짐한 한 상 차림(4인 10만원부터) 전문식당이다.

해남 미황사 인근 월송한우촌의 구이용 한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톳이 함께 들어간 해남읍 ‘반갑다친구야’의 굴밥.
해남읍 ‘한성정’ 식당. 푸짐한 남도 음식을 담은 상을 통째로 내온다.

해남=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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