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견실함으로 이어가는 존재, 쉐보레 트랙스

입력
2020.02.24 14:32
쉐보레 트랙스는 여전히 '고유의 매력'이 돋보인다.
쉐보레 트랙스는 여전히 '고유의 매력'이 돋보인다.

쉐보레가 최근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쉐보레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시장의 정석’ 혹은 ‘한국 시장에 적합할 것 같은 차량을 선보이던’ 한국지엠이 그 동안 선보였던 포트폴리오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의 대싱이며, 또 그러한 특성과 함께 국내 시장의 다른 차량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포지션을 갖고 있는 차량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기존의 포트폴리오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그 동안 지적 받아온 패키징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 차량의 디자인, 구성과 가격 등에서 전체적으로 만족감이 높은 평을 받으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잊혀진 존재, 쉐보레트랙스를 마주하게 됐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쉐보레 트랙스는 SUV의 감성에 충실한 존재다. 4,255mm의 전장과 함께 각각 1,755mm와 1,65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고 있어 여느 소형 SUV들 사이에서도 살짝 ‘껑충’한 모습이다. 여기에 2,555mm에 이르는 휠베이스를 갖췄으며 공차중량은 1.4L 터보 가솔린 기준 1,365kg이다.

쉐보레 디자인 변화의 시작

쉐보레 트랙스는 사실 데뷔 초 디자인은 조금 뭉툭하고 또 ‘어필 포인트’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재미없는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고 ‘디자인 변경’ 모델이 데뷔하며 이전보다 더욱 매력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특히 더욱 날렵하게 다듬어진 듀얼 타입의 프론트 그릴과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의 구성은 단순히 ‘트랙스의 매력’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쉐보레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여러 차량들에서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의 디자인’과 같은 결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SUV 고유의 볼륨감이 돋보이는 바디킷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다.

측면의 디자인은 그대로다. 특히 측면 디자인에서는 볼륨감을 강조한 펜더가 시선을 끈다. 아무래도 차량의 체격이 다소 작은 편이기 떄문에 전륜과 후륜에 볼륨을 한층 더하면서 보다 커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구현한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만큼 측면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균형감이나 ‘단단한 느낌’은 충분히 전해진다.

후면 역시 기존의 트랙스가 제시했던 고유의 디자인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테일을 개선하여 세련된 감성을 강조했다. 소재나 디테일에 있어서는 큰 차이는 없지만 과거의 트랙스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긍정적으로 바라볼 요소일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는 존재

쉐보레 트랙스는 앞서 말한 ‘디자인 변경’을 통해 외형의 개선은 물론이고 실내 공간의 변화도 대대적인 수준으로 구현했다.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 위에 그려진 디테일을 완전히 새롭게 뜯어 고치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모습이다.

물론 2020년의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한다면 화려한 연출이나 소재 등에 있어서 소소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트랙스 데뷔 이후 등장한 경쟁 차량들이 워낙 다양한 매력, 그리고 우수한 디테일을 갖고 있으니 트랙스 입장에서는 다소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워낙 ‘매력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으니 더욱 난감하다. 대신 비교적 깔끔하게 다듬어진 마이링크 시스템과 물리 버튼의 수를 대거 줄인 깔끔한 구성의 UI는 대다수의 탑승자가 곧바로 ‘차량의 기능 대부분’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외에도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트림에 따라 적용되어 ‘가치’를 높이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시장에 기준에 의하면 분명 작은 체격이지만 비교적 껑충하게 구현한 전고 덕에 공간의 여유는 쏠쏠한 편이다. 시트 크기가 크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지만 차체 고유의 높은 전고를 바탕으로 키가 큰 운전자라에게도 여유 있는 헤드룸과 레그룸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2열 공간의 경우에는 헤드룸에 비해 레그룸이 다소 짧은 편이라 ‘신혼 부부’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패밀리카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여류를 제시한다. 참고로 1열 센터 암레스트 하단부에 220V 파워 아웃렛이 마련해 다양한 IT 기기 및 오토 캠핑 등의 활용을 높이는 건 분명 칭찬의 대상이다.

한편 다소 작은 편이지만 356L의 트렁크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6:4 분할 폴딩 2열 시트를 통해 최대 1,37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활용성’을 확보하며 풀 플랫 폴딩 1열 조수석 시트의 적용으로 그 활용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넉넉하진 않으나 ‘기능과 활용’은 충분한 것이다.

1.4L 터보 엔진을 품은 트랙스

쉐보레 트랙스의 보닛 아래에는 한 때 GM의 주요 차량에 대거 적용되었던, 그리고 지금은 더욱 작은 E-터보 계열로 대체되고 있는 ‘에코텍 계열’의 1.4L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어쩌면 GM에게 있어 대중적인 ‘다운사이징 터보’의 시작을 알린 존재라 할 수 있다.

최고 출력 140마력과 20.4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쉐보레 트랙스는 복합 기준 11.8km/L의 효율성을 갖췄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7km/L와 13.3km/L를 달성했다.

쉐보레의 과거, 그리고 쉐보레의 현재

사실 쉐보레의 기본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움직임’ 등에 대해서는 수 많은 평가가 이어졌고 이는 단순히 몇몇 대표적인 차량이 아닌 ‘쉐보레 브랜드 전체에 적용되어 있음’은 자동차에 관심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 이라면 다들 아는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뷔부터 완성도 높은 차체와 파워트레인, 그리고 숙련된 하체 셋업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과정으로 생각됐다.

가솔린 SUV라는 특성은 비교적 정숙하고 매끄러운 시동, 그리고 아이들링 상황에서의 정숙성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드라이빙 포지션이 여느 쉐보레에 비해 다소 높게 구성된 점은 아쉽지만 비교적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1.4L 터보 엔진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주 경쾌한 수준의 가속력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운전자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은 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 구현이 가능해 이러한 움직임의 만족감이 드러난다.

다만 확실히 과거의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다. 엔진 자체는 비교적 매끄러운 편이지만 확실히 최근의 GM 엔진과 엔진이 제시하는 반응, 감성에 비해 다소 건조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주행 환경을 가리지 않고 대체로 준수한 매력을 제시해 그래도 다운사이징이라는 흐름이 ‘옳았다’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변속기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물론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반응이 만족스럽다. 기민한 가속력을 확보하긴 어렵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해 아쉬움을 느낄 상황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의 GM이 9단 자동 변속기다 8단 자동 변속기 등 다단화에 대한 의지를 강렬히 드러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CVT를 적용하는 것에 비해 6단 자동 변속기는 분명 효율성 및 심리적인 부분에서 ‘약세’를 그릴 수 밖에 없다.

차량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쉐보레다운 모습이다. SUV라는 특성으로 무게 중심이 다소 높게 느껴지는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루기 좋은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과 노면의 정보 전달 능력이 좋은 편이라 어떤 상황, 어떤 운전자라도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의 쉐보레나 지금의 쉐보레나 모두 공통된 부분이다.

대신 전통적인 쉐보레의 ‘단단함’이라고 해야 하는지 명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과거부터 이어져 오는 느낌이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덕분에 트랙스와 함께 주행 하는 내내 조금 어깨에 힘을 주며 달리는 고유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코너링 중에서 차량의 움직임도 무척 만족스러운 고유의 매력도 여전히 돋보인다. 흔히 체급에 따라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적어도 쉐보레에게서는 ‘작은 차량이라고 드라이빙의 품질이 열악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실제 주행을 하면 할수록 견고한 감성이 돋보이며 차체와 포용력이 넉넉한 서스펜션 등을 바탕으로 한 쉐보레 고유의 세팅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우수한 주행 성능과 안락함 승차감을 자랑하며 쉐보레의 혈통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좋은점:

여전히 견고한 쉐보레의 드라이빙

아쉬운점:

국내 소비자의 시선과 조금 다른 패키징

트랙스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돌이켜 보면 쉐보레 트랙스는 꽤나 ‘오랜 시간’ 국내 시장에 판매된 차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쉐보레 고유의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며, 또 드라이빙의 매력은 최신의 경쟁 모델들과 경쟁을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부분 변경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리거나 쉐보레 트랙스의 ‘후속 모델’을 준비하게 될지 그 행보는 확실하지 않으나 ‘포스트 트랙스’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을 보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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