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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정책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펀드는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팔 수 없고, 모든 개방형 펀드에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사모펀드 실태점검을 통해 파악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는 우선 상시 모니터링을 통한 감독, 검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펀드 영업보고서 제출주기를 현재 연 2차례(100억원 미만 펀드는 연 1차례)에서 분기별 제출로 조정하고, 펀드가 거래하는 파생상품의 위험평가액을 적시하도록 했다.

또 유동성 리스크와 관리방안, 모자펀드와 같은 복층구조 펀드의 투자구조와 최종 기초자산,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포함한 차입 현황에 대한 보고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운용사 동향과 펀드 판매동향 등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징후 발견 시에는 사전 예방적인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투자구조도 손보기로 했다. 라임의 경우 비유동성 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도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펀드를 설정한 ‘미스매칭’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 앞으로는 공모, 사모 구분 없이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개방형 펀드에 대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되고 테스트 결과에 따라 운용사는 리스크 대응 방안 등 유동성 리스크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폐쇄형 펀드로 설정해도 펀드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은 경우 펀드 설정이 제한된다.

유동성 위험과 관련한 투자자 정보제공과 감독 당국의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만기 미스매치로 환매 지연이나 예상 가격보다 저가로 환매될 수 있음을 투자자에게 사전고지 해야 하고, 유동성 리스크 현황과 관리방안을 투자자와 감독 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모(母)펀드 아래 수십개의 자(子)펀드와 손(孫)펀드까지 두는 복층 투자구조 펀드의 경우 투자구조, 최종 기초자산, 비용·위험 정보 등을 제공해야 하고 복층 투자구조 펀드를 이용한 공모 규제 회피 차단을 위한 규제도 도입된다.

금융위는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 증권사에 대한 위험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라임 펀드에서 문제가 된 TRS와 거래와 관련해서는 레버리지 목적의 TRS 계약 시 거래 상대방을 전담 중개 계약을 체결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로 제한하고 PBS의 사모펀드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된다.

TRS 계약에 따른 레버리지를 사모펀드 레버리지 한도(펀드 자산의 400%)에 명확히 반영하고 TRS 거래 상대방인 증권사 일방의 임의적 조기 계약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리스크 및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계약 내용도 점검하기로 했다. 또 해당 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혐의가 확인될 경우 은행 등 펀드 판매사에 대한 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해서는 “펀드 투자자산의 회수와 상환ㆍ환매 과정이 질서 있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밀착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정책관은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3월 중 구체적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ㆍ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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