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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12ㆍ16 부동산 대책 효과로 최근 서울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요즘처럼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잡히는 가격 통계는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극소수의 급매물이 집값하락이라는 착시를 불러 정책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3,746건으로 전달(9,307건)보다 60% 가까이 급감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작년 10월(1만1,520건), 11월(1만1,495건)과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거래 자체가 드문 상황에선 통상 가격을 낮춰 내놓는 급매물이 통계를 주도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은 전국 아파트 중 일부를 추출해 표본으로 삼는데, 조사 시점에 매매가 없는 곳은 여러 평가설계를 통해 가격을 추정한다. 실거래 가격과 통계상 가격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면적 66.6㎡은 12일 1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달 17일보다 4,000만원이 하락한 가격이다. 공교롭게도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2월 둘째 주 양천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 및 거래량. 강준구 기자

강남3구도 마찬가지다. 송파구 송파파인타운5단지 전용면적 84.98㎡은 지난달 18일 대비 1억3,000만원 빠진 10억5,000만원에 지난 8일 거래됐다. 같은 날 서초구 삼성래미안1단지 전용면적 84.91㎡은 지난해 12월 대비 2억2,000만원 낮아진 11억원에 팔렸다. 2월 둘째 주 송파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모두 전주 대비 0.06% 떨어졌다.

이 때문인지 통계상 집값은 떨어지지만, 시장에선 집값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는 멈췄는데, 호가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양천구 신정동 공인중개사무소의 A씨는 “대형면적은 호가와 실거래가 차이가 아직도 5,000만~1억원에 달한다”며 “1, 2건뿐인 매매를 통계가 과잉 대표해버리니 체감과 실제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서울의 2월 둘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1% 상승에 그쳤다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근거로 “12ㆍ16 대책 이후 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서울 집값은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9억원 이하 중저가주택 상승폭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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