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입력
2020.02.13 04:30
29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뉴시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뉴시스

2월 15일부로 국무총리 소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미세먼지 이슈가 대두된 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특히 지난해 3월 초 1주일간의 기록적인 고농도는 우리 사회에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그동안 국회에서 머물렀던 미세먼지 법안이 신속히 통과됐고, 1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도 편성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도 새롭게 구성돼 국민과의 소통 채널을 강화했다.

이런 노력을 토대로 우리 위원회는 지난해 말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16㎍/㎥까지 낮추는 ‘미세먼지 종합계획‘을 제시했고, 고농도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도 전격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다행히 계절관리제 기간 절반이 지난 현재, 미세먼지 수치는 상당히 양호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두 달간 전국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6㎍/㎥다. 최근 3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선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일각에서의 의문과 우려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외 유입 미세먼지 때문에 국내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말 한중일 합동 연구에 따르면 중국 영향은 연평균 약 32% 수준이라고 한다. 고농도 시기에는 그 정도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저감 정책을 우선 실천해야 하는 이유이지 느슨하게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선제적으로 국내의 발생량을 낮춰야 중국발 미세먼지가 와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미세먼지 원인 규명과 예측 기술에, 한국은 저감 기술 등에 강점이 있어 서로 협력하면 중국의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규제 중심의 미세먼지 정책이 산업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올해 4월부터 지방까지 대기관리권역이 확대되는 등 단기적으론 기업에 부담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경각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관련 기준도 강화되고 있다. 미세먼지 규제를 우리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국제 경쟁력까지 갖추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친환경 산업과 연계해 관련 일자리 창출도 이룰 수 있다.

세 번째는 미세먼지 발생이 산업계만의 책임이라는 건 오해다. 미세먼지는 난방, 교통 등의 모든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된다.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생활과 같이 우리의 활동방식을 변화시킨다면 일상생활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수 있다.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남은 겨울과 봄철에 언제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고농도 지속 기간까지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국민 역시 일상 속 저감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해 주길 부탁드린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함께한 기업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문길주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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