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개별 관광 오해 생기지 않게….미, 주권국가 결정 존중”

입력
2020.01.17 07:22
수정
2020.01.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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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존중의 기초에서 한미 조율 중요…이제부터 시작”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대북 개별관광에 대한 미국 측 입장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미국은 우리가 주권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며 “그 존중의 기초 위에서 한미가 동맹으로서 열심히 같이 일하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오찬을 겸한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남북 간 협력 사업에 대해 한미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북 개별관광을 두고 한미 간 시각차가 노출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로선 주권국가로서의 결정임을 부각시켜 미국 측과 조율해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개별관광에 대한 비건 부장관의 반응을 묻는 말에는 “오늘 충분히 설명했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개별관광의 대북제재 여부에 대해선 “유엔 제재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부차적으로 어떤 물건을 (북한에) 들여갈 수 있는지, 단체관광객이 뭘 갖고 가는 문제 등 소소한 문제에서 걸리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쪽 전문가들이 잘 지켜봐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의 남북협력 추진 구상과 관련해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 “그 문제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워킹그룹이 매우 효율적이고 유효하게 잘 이뤄져 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중국의 역할은 항상 아주 중요하게 간주돼 왔고 앞으로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정부의 입장은 미국과 북한이 빨리 같이 앉아서 핵문제 진전을 빨리 이루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진전돼 가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 평화체제나 평화협정(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최근 북한 성명 등을 보면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며 “문제는 북한이 결심하고 나오는 것인데,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미국도 계속 노력은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방미 중인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와 15일 회동했다고 밝힌 뒤 “스웨덴은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고, 앞으로도 계속 역할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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