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으로 500㎞ 주행”… 韓美 경제협력 모델 주목

입력
2020.01.17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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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조지아 공장’ 건설 한창

3세대 배터리 2022년 양산…SK 대규모 투자로 조지아주 ‘반색’

조지아주지사 “게임체인저 될 것…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인근 커머스시에서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인근 커머스시에서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충전 고민이 필요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간 거리(도로상 456㎞)를 뛰어넘어 5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제3세대 배터리의 양산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란타에서 차로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잭슨 카운티의 커머스(Commerce)시. 지난해 3월 착공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공장이 웅장한 형체를 드러냈다. 축구장 10개 크기인 1공장의 건설 공정율은 28% 수준으로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외관상으로는 골격이 다 갖춰져 있었다. 크레인 10대를 비롯한 중장비들과 하루 50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내년 중반에 완공한 뒤 시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2022년부터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배터리 양산이 가능해진다”면서 “3세대 배터리 시대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최대 주행거리가 300~400㎞인 상황에서 또 한번의 업그레이드다. 전기차배터리는 주행거리에 따라 1세대 160㎞ 미만, 2세대 320∼500㎞, 3세대 500㎞ 이상으로 구분된다.

SK가 조지아주로부터 무상임대 받아 확보한 부지는 총 112만4,000㎡(축구장 136개 크기)로 현재 공사가 한창인 1공장 옆에 2공장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에서 글로벌 배터리업체로서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수주물량 기준 세계 3위인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특히 SK의 미국 배터리공장 건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국기업의 미국 투자를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이뤄져 한미 경제협력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SK가 1공장 건설에 투입하는 자금 1조9,000억원은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투자다. SK는 2공장 건설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조지아주는 부지 무상임대와 직업훈련 프로그램 제공, 전기료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조지아주정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SK의 전기차배터리 생산 프로젝트와 투자는 (자동차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공장 기공식에 월버 로스 상무장관이 참석해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 미국 배터리공장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미 국무부가 발표한 ‘미국 투자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글ㆍ사진 애틀란타=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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