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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스테파노 라바리니(41)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지역예선을 통해 ‘새로운 팀’으로 변신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대표팀은 7~12일까지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도쿄행 티켓을 차지했다. 5경기 중 4경기가 3-0 셧아웃이었다. 준결승 대만전 1세트를 내준 것이 이번 대회의 유일한 흠일 정도로 완벽한 전력을 자랑했다.

과거 대표팀은 단순한 공격 패턴이었다. 에이스 김연경에 대한 오픈 공격 의존도가 높았고, 미들 블로커가 이동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그러나 2019년 1월 부임한 라바리니 감독의 목표는 뚜렷했다. 그는 줄곧 리베로와 세터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공격에 나서는 4인 공격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의 ‘토털 배구’는 세터 이다영을 통해 코트 위에서 실현됐다. 실제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 전원이 고른 득점 분포도를 보였다. 또 지난해 신인 가운데 이동 공격이 가능한 이주아가 대표팀에 승선한 점도 그의 배구 철학을 반영한다.

사실 부임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외국인 감독에게 여자배구 대표팀을 맡긴 것은 처음이었다. 클럽 감독과 대표팀 감독을 겸직하는 ‘이중생활’도 불안했다. “평생 배구는 한 적 없고 보기만 했다”는 그는 일반인들의 눈엔 작은 키의 통통한 ‘배구 덕후(마니아)’였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올림픽 진출이라는 과업을 이뤄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그러나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말한다. 그는 “팀이 빨라졌고 블로킹도 강해졌다”면서도 “올림픽 전까지 공격 부분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이 7월 도쿄올림픽에서 어떤 기적을 연출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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