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다” 호주 산불에 고통 받는 테니스 선수들

입력
2020.01.16 11:40
수정
2020.01.16 15:34
자욱한 공기로 얼룩진 호주 멜버른 테니스센터. 연합뉴스
자욱한 공기로 얼룩진 호주 멜버른 테니스센터. 연합뉴스

20일 본선 개막을 앞둔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이 산불 피해 여파로 예선전 진행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여자 단식에 출전하는 달리야 야쿠포비치(28ㆍ슬로베니아)는 예선전 개막 첫날인 14일(현지시간) 2세트 내내 기침을 하고 두통과 호흡곤란에 시달리다 기권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끔찍했다”며 “선수들 모두가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를 펼친 유지니 보차드(25ㆍ캐나다)도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1회전 경기 도중 가슴 통증을 느껴 치료를 받기 위해 수 차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그는 경기 후 “숨을 쉬기가 어려웠고 속도 메스꺼웠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버나드 토믹(27ㆍ호주)이 1회전 경기 후 치료를 받고 쿠용 클래식에 출전했던 마리아 샤라포바(32ㆍ러시아)의 경기가 중단되는 등 멜버른 곳곳에서 산불로 인한 피해 상황이 속출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산불로 28명이 사망하고 약 10억 마리의 야생동물들이 희생됐다. 지금도 연기로 인해 멜버른 시내 대기질이 ‘나쁨’ 수준에 머물러있고 공항 활주로가 봉쇄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주 환경보호청은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고, 대회를 보러 나온 관중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역시 예선 개막 첫날인 14일부터 대기질 악화로 경기가 지연되는 등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지켜보는 중”이라며 대회를 강행했으나 연이은 경기 일정 연기와 선수들의 건강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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