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읍사무소에 나타난 ‘동전 천사’

입력
2020.01.15 16:08
수정
2020.01.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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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인 동전 4만여원 담은 비닐봉지 전달

지난 13일 익명의 70대 할아버지가 괴산읍사무소에 전달한 동전 꾸러미. 괴산군 제공
지난 13일 익명의 70대 할아버지가 괴산읍사무소에 전달한 동전 꾸러미. 괴산군 제공

익명의 70대 노인이 괴산읍사무소에 동전 한 봉지를 기탁하고 사라졌다.

15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8시 10분쯤 괴산읍사무소에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찾아와 창구를 지키던 읍사무소 직원에게 비닐봉지를 건넸다.

허름한 점퍼 차림의 할아버지는 “얼마 안되지만 어려운 사람을 도왔으면 좋겠다”는 말만 한 뒤 사라졌다. 비닐봉지를 받은 직원은 “밖으로 따라가 성함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할아버지는 아무 대꾸도 없이 모습을 감췄다”고 말했다.

이 노인이 건넨 비닐봉지에는 1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 500여 개가 가득 담겨 있었다. 전체 금액은 약 4만원 정도였다.

괴산읍사무소는 이 노인을 수소문했으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이 노인이 동전을 모아 매년 이맘때 읍사무소를 찾아 기부하는 익명의 기부자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수년째 괴산읍사무소에는 연말연시를 맞아 동전 꾸러미를 기부해 온 노인이 있었지만 그의 신원은 알지 못한다.

읍사무소는 이 동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박웅희 괴산읍장은 “자신도 넉넉하지 못한 형편임에도 정성껏 동전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어르신 같다”며 “그 어떤 기부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선행”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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