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도쿄 제패' 꿈 키운 레슬링 쌍두마차 김현우ㆍ류한수

입력
2020.01.14 17:3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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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최종선발전에서 삼성생명의 류한수가 우승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함평=연합뉴스
14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최종선발전에서 삼성생명의 류한수가 우승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함평=연합뉴스

한국 레슬링의 ‘쌍두마차’ 김현우(32), 류한수(32ㆍ이상 삼성생명)가 극적으로 2020 도쿄올림픽 동반 제패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둘은 13~14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나란히 2020년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가 13일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에서 1차 선발전에 이어 2차 선발전까지 석권하며 먼저 대표팀 자격을 얻었고, 이튿날 류한수가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을 제패했다.

1차 선발전 당시 고배를 마셨던 류한수는 2차 선발전에서 대반전을 일으켰다. 1회전에 1차 선발전 우승자인 노영훈(칠곡군청)을 제압하며 파죽지세로 우승했다. 1, 2차 선발전 우승자가 달라 류한수는 노영훈과 최종 한판 승부를 다시 벌였고, 결국 류한수가 5-2로 이겼다. 가슴 졸이며 관중석에서 류한수의 경기를 지켜 본 김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이 기대를 걸고 있는 도쿄올림픽 메달 후보다. 둘은 나이가 같지만 2월 출생인 류한수가 학번이 빨라 형으로 불린다. 류한수가 중학교 3학년, 김현우가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03년부터 인연을 맺어 어느덧 18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핏빛 투혼 금메달’로 한국 레슬링의 간판으로 우뚝 섰고 류한수는 2013년과 2017년 세계선수권 우승, 2014년과 2018년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레슬링 대표팀 김현우가 지난 13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함평=연합뉴스
레슬링 대표팀 김현우가 지난 13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함평=연합뉴스

이제 이들의 목표는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올림픽 동반 금메달이다. 류한수는 “(김)현우와는 그림자처럼 항상 붙어 다닌다”며 “서로 잘 된 점, 부족한 점을 짚어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도쿄올림픽에서는 팔이 부러져도, 다리가 부러져도 같이 금메달을 따겠다”며 “침체된 레슬링을 위해서라도 꼭 그래야 한다”고 투지를 보였다.

김현우 역시 “한국 레슬링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레슬링을 위해 뛴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런던 올림픽 때 한쪽 눈과 금메달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2018년 부산 해운대 겨울 바다에서 투지를 다지는 김현우(왼쪽)-류한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년 부산 해운대 겨울 바다에서 투지를 다지는 김현우(왼쪽)-류한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직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둘은 남은 두 차례 쿼터 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야 도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태극마크를 지킨 김현우와 류한수는 19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 22일부터 내달 11일까지 부산, 한국체대, 평창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함평=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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