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항상 피로한 당신… 생활 습관 탓인가, 건강 이상 탓인가

입력
2020.01.13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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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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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음료나 약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한국인은 항상 피로하다. 피로의 원인을 찾아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병·의원을 많이 찾지만 상당수는 특별한 피로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집에 돌아간다.

피로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치거나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대개 힘이 없고, 쉽게 지치며, 기력이 없어지고, 다른 일에 무관심해지는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피로는 질병 생활습관 약물 스트레스 등 정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빈혈 갑상선질환 간염 지방간 결핵 당뇨병 신부전증 만성신장염 고혈압 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암 발열성질환 류마티스질환 영양결핍 등 다양할 질병이 피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빈혈이 있으면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체중이 증가되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피로감을 느낀다. 반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체중이 줄어들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결핵이나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도 피로를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당뇨병이 있으면서 혈당 조절이 잘 안될 때 피로감이 동반될 수 있다. 신부전증이나 만성신장염이 있어 콩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할 때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심부전증이나 만성심장질환은 숨이 차고 몸이 잘 부으며 피로를 느끼게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류마티스 질환들 역시 심한 피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COPD 암 영양결핍도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 문제가 피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깊이 못 자 고 자주 깨거나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도 피로해질 수 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침실의 수면환경이 좋지 않아도 피로가 나타난다. 음주나 흡연, 커피를 많이 마시는 습관이 수면 리듬을 깨뜨려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적인 생활습관과 운동부족 역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체중 조절을 위해 지나치게 절식을 하거나 영양균형이 깨지면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직장에서 교대근무를 하거나 과로를 해도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안정제 소염진통제 항경련제 부신피질호르몬제 감기약 경구피임약 가운데 일부 부작용으로 피로해질 수 있다. 따라서 피로감이 나타난 시기에 추가하거나 변경하여 복용한 약물이 있다면 이 약물이 피로를 일으키지 않는 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울증 불안증 스트레스 등 정서적 문제가 있으면 만성적인 피로가 동반될 수 있다. 우울증이 있으면 수면장애와 식욕부진, 무기력감과 함께 피로를 느끼게 된다. 불안증이 있으면 불안과 걱정으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여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많을 경우 만성적으로 피로가 쌓이게 된다.

피로는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여러 가지 요인이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피로를 일으킬 수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 피로를 느끼면 피로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자신을 잘 아는 주치의와 상담해서 필요하다면 진찰과 적절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병적인 피로라면 대개 그 원인 질환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이 깊어지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찰과 검사 결과 특별한 원인 없이 피로가 지속되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우선 1주일에 3회 이상 적어도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한다. 금연을 하고 음주량을 줄인다. 커피, 녹차 등 카페인 함유 음료의 섭취를 줄인다. 비만하다면 체중을 줄인다.

잠을 충분히 자고 제 시간이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가진다. 업무량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려 생활에 여유를 갖는다. 세 끼 식사를 챙겨먹고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우고, 필요하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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