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트럼프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 통과

입력
2020.01.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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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 전 의회 승인 받도록 했지만 구속력은 없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9일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9일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APㆍ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무력을 동원할 때 사전에 반드시 의회 토론과 표결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224표, 반대 194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최근 이란과의 무력충돌로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군사력 발동이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본 민주당이 발의한 것이다.

다만 의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취지를 보여준 것 이상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고 대통령 서명도 필요하지 않아서다. 이와 관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 의회의 성명”이기 때문에 진정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날 투표 결과를 보면 정당 노선에 따른 투표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론과 다른 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맷 개츠(플로리다), 토마스 매시(켄터키), 프란시스 루니(플로리다) 등 3명뿐이다. 민주당에서는 8명이 결의안 반대에 투표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투표 양상에 대해 “트럼프가 무모하게 행동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과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화당의 정당 노선에 따라 나뉘어 의회의 깊은 분열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제정신이 아닌(crazy) 펠로시의 전쟁 권한 결의안”이라고 비난했다. 또 취재진에게는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며 “몇 초 안에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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