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제시킨 ‘숨은 실력자’는 폭스뉴스 앵커? “이번에도 이란 공격 막았다”

입력
2020.01.10 09:09
수정
2020.01.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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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진 터커 칼슨 미국 폭스뉴스 앵커가 이번 미국의 ‘군사 대응 자제’ 입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칼슨은 ‘이란과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버즈피드 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군사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며 군사적 반격이 아닌 경제 제재에 초점을 맞춘 대응책을 발표하기 14시간 전 폭스뉴스의 ‘칼슨 쇼’를 시청했다. 또 “이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자는 칼슨의 주장이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측근에게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칼슨 쇼’의 링크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방송한 ‘칼슨 쇼’에서 칼슨은 “대통령이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계속 믿고 있다”며 “대부분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에서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은 “대중의 지지 없이 전쟁은 성공할 수 없다”며 “이란을 파괴하면 이슬람국가(IS)가 100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슨은 지난 방송에서 “이란이 우리가 마주한 최대의 위협인가. 이 모든 일을 통해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가. 그리고 왜 우리는 분명한 출구도 없는 또 다른 수렁에 뛰어들기를 자처하며 정작 우리나라의 쇠퇴는 계속해서 무시하는가”라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해 살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칼슨은 지난해 6월 이란 공격을 결심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약 이란과 전쟁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기회에 작별의 키스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공격 방침을 철회하게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 칼슨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났을 때도 동행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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