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철도 9호선 혼잡도 개선을 위하여

입력
2020.01.13 04:40
29면
출근길 서울지하철 9호선에 승객들로 꽉 차 있다. 이한호 기자
출근길 서울지하철 9호선에 승객들로 꽉 차 있다. 이한호 기자

서울은 면적 605㎢, 인구가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거대도시로 대중교통 문제는 서울시의 핵심정책 이슈로 다루어져 왔으며, 서울은 그동안 도시철도를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이제 뉴욕, 런던, 파리, 동경을 능가하는 지하철 선진도시로서의 명성을 갖게 되었다.

서울도시철도는 1970년 1호선을 시작으로 2020년 현재까지 반세기 간 1호선~9호선, 우이신설선 포함 총연장 351㎞가 건설되어 1일 약 800만명, 연간 약 29억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교통수단분담률은 약 40%로 천만 서울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그중 총연장 41.4km의 9호선은 서울 강남의 동서를 잇는 노선으로서 지난 2002년 착공하여 2009년 1단계 구간(27.7km), 2015년 2단계 구간(4.5km)을 개통하였고 2018년 12월에 3단계 구간(9.2km)을 개통하여 운영 중에 있다.

9호선은 우리나라 도시철도 최초로 급행열차 운행 방식을 도입하였으며 무료 환승, 간선급행버스와 연계 등의 편의가 제공되어 시민들의 각광을 받으며 손꼽히는 모범적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이용객 수의 지속적인 증가로 혼잡도 심화에 따른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9호선 3단계 구간 혼잡도 심화의 주요인으로 지적되는 승강장 규모는 인천공항철도와의 연결을 위해 8량 규모로 계획한 서울시 기본계획을 2000년에 건설교통부가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9호선 1단계와 2단계의 승강장은 8량 기준으로 건설되었다.

그러나 2015년 9호선 3단계 공사 중 감사원 감사에서 인천공항철도의 2013년도 수송 인원이 당초 계획 대비 29.5%에 불과하고, 인천국제공항철도 차량을 6량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연결노선인 9호선은 8량으로 계획되어 공사비 및 유지관리비가 낭비될 우려를 이유로 ‘시공 규모 부적정’이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향후 필요 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9호선 3단계 구간의 승강장 토목구조물은 8량으로 설치하였으나, 건축 마감 및 설비공사를 당초 8량에서 6량 기준으로 축소 변경하여 시행하였다.

현재 9호선 3단계 구간의 승강장 혼잡도와 이로 인한 시민불편을 고려하면 서울시는 8량 편성 운행에 대해 고민해야 될 것이다. 당시 감사원의 지적이 나름대로 근거와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기간교통시설의 수요에 대한 ‘장래 예측’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니 수년 전 작성된 보고서보다는 상황을 업데이트한 정보를 토대로 감사자와 피감사자가 함께 전문가들의 다양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가 기간교통시설은 몇 세대가 나눠 쓰는 시설이므로 건설 비용을 미래세대와 함께 분담한다는 논리로 보면 설계 수명이 100년이 넘는 인프라의 시설 규모 판단은 미래투자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9호선 수송수요 증가로 초래되는 시민 불편을 조기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는 8량 편성 운행 적정 시기 및 시격단축 등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혼잡도 문제는 운영상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현재 6량 규모의 승강장 건축 마감 및 설비도 8량 규모로 재검토하여야 할 것이며, 시설 확장 및 차량 추가제작에 따른 재원 확보 방안은 물론 기간 소요에 따른 혼잡 지속 문제에 대처할 방안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향후 9호선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추진 중인 대곡소사선(2021년), 신림경전철 및 신분당선 연장(2022년), 공항철도 직결(2023년), 신안산선(2024년), 위례신사선 및 9호선 4단계 연장(2027년) 등과 연계될 계획이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 교통 편의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혼잡도 문제 해소를 위한 대책을 긴 안목으로 차질 없이 준비하여 서울시민의 ‘발’인 서울도시철도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길 기대한다.

신종호 건국대 사회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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