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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가 지난달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고위급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포토아이

2019년 12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5, 이하 COP25)는 예정된 종료일을 2일이나 넘겨 가장 긴 협상으로 기록되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되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출범한 지 25년이 되었지만 기후변화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2019년,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Climate Emergency(기후 비상사태)’를 선정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Climate Change(기후변화)’라는 기존의 단어 대신 ‘Climate Crisis(기후 위기)’ 혹은 ‘Climate Emergency(기후 비상사태)’라고 부르기 시작할 정도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청년세대는 기후변화에 있어서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라는 주제 하에서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Youth’라는 단어가 이전과 비교해 주목을 받게 된 지는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스웨덴의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역할이 매우 컸다. 2019년에는 COP25와 그 이외 각종 기후변화 행사에서 청년세대의 참여 공간이 확대되었으며, 청년세대 역시 주도적으로 다양한 세션과 이벤트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후변화 행사에서 원하는 것이 청년의 얼굴인지 청년의 의견인지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행사는 단순히 청년세대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만 마련했기 때문에, 청년세대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COP25에서도 청년세대는 단지 구색을 갖추기 위한 기성세대의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며, ‘Youth Washing’ 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2019년 12월 11일 COP25에서 있었던 일련의 상황들을 돌이켜 본다면, 옵서버(Observer)로 참가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듣고자 했는지 의문이 든다. 당일 오전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 직후, ‘Fridays for Future’라는 단체의 청소년들이 그레타 툰베리를 지지하기 위해 무대를 무단으로 점거하였다. UNFCCC에서는 이 사진을 찍어 각종 소셜네트워크에 업로드하며 ‘Special Event’라고 표현한 반면, 몇 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지지부진한 협상을 비판하기 위해 시위를 진행한 200여명의 청소년 및 청년들을 회의장 밖으로 내쫓았다. 당일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근처에 있던 다른 옵서버들도 회의장에서 쫓겨나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다행히 시위에 참여한 모든 옵서버들이 정상적으로 회의장에 입장할 수 있었지만, 당일 밤 많은 청소년들이 혼란에 빠져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상당수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앞으로의 COP 출입이 제한될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제는 ‘Youth Washing’이란 비판을 잠재우고 이 목소리들을 어떻게 고민하고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때다. 2020년에는 청년 참여, 그 이상을 기대해본다.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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