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방장관, 文 대통령 신년사에 “한국의 현명한 대응 기대”

입력
2020.01.07 16:07
수정
2020.01.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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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해법과 관련 “청구권 협정부터 지켜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7일 일본 측의 수출규제 철회를 전제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관련해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 정상의 발언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여러 현안에 관한 우리나라(일본) 입장은 어떠한 변화 없이 계속해서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한국 측의 현명한 대응이란, 강제동원 배상 명령을 내린 한국 대법원 판결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이를 책임지고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 내 주요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관계 개선의 의욕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에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양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전제 하에 당분간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전날 위성방송 BS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강제동원 배상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이 조약(한일 청구권 협정)은 각 나라가 입법ㆍ행정, 재판소(법원)를 포함한 사법부도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며 “우선 그것을 확실히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 변호사들이 제시한 ‘한일 공동 협의체’ 설립 방안에 대해선 “전혀 흥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법원에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의 현금화와 관련해선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금화 시 고려 중인 대항조치에 대해선 “관계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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