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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인도 다름샬라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에 참여해 행진하고 있다. 포토아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19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 출신의 만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하였다. 1927년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최초의 단독 비행에 성공했던 찰스 린드버그를 시작으로 타임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사람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윈스턴 처칠, 덩샤오핑 등 정치인이나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종교적 지도자들이 주로 그 자리를 차지하였으나, 1982년에는 ‘컴퓨터’, 1988년에는 ‘위기에 처한 지구’가 각각 올해의 기계와 행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대 ‘올해의 인물’들 가운데 최연소로 기록되는 툰베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2018년 툰베리는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한 채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환경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로 이어졌다. 비록 수상은 못 했지만 지난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특히 기후변화를 부정하면서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종종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46억년가량 지구의 역사가 이어져 오는 동안 빙하기와 간빙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등 기후 조건은 끊임없이 바뀌었다. 화산 분화나 태양 활동의 변화 및 자연 요소들의 상호작용 등이 그 요인이 되나,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양상은 화석연료의 연소와 같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서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응 전략이 모색되어야 하는데, 형사사법 분야도 그 예외가 아니다. 특히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은 대기오염 문제와 관련되는바, 기후변화 위기 시대에 대기오염 범죄를 포함한 환경 범죄 전반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환경보호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환경법규 수범자들의 규범 의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환경 범죄는 그 침해가 간접적이고 인과관계의 입증이 곤란하다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이에 대해서는 주로 행정법적 규제가 가해지고, 일부 금지 행위에 대해서만 개별 법률을 통해 형사 제재가 마련되어 있다. 현행 입법 방식은 기술의 발전이나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기에 용이하나, 관련 규정들이 수많은 법규에 산재되어 있어서 법 적용의 통일성을 기하기 어렵고, 처벌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현재의 입법 방식을 과감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데, 독일과 같이 중대한 환경 범죄 유형들을 형법전에 직접 편입시킴으로써 위하의 효과 및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행정 종속적인 규정 형식으로 인하여 법집행 과정에서 흠결이 나타나고, 환경형법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환경 범죄가 형법전에 규정되면서 형사소추 기관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그 규범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됨으로써 환경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고발 건수가 증가하였고, 환경 범죄에 대한 유죄판결 건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과학기술의 발전은 환경 범죄에 대한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현재 중국에서는 대기오염 상황을 모니터링 및 예측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그린 호라이즌 이니셔티브(Green Horizon Initiative)’가 진행되고 있다. IBM 등이 참여하는 동 프로젝트는 위성과 정밀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오염물질의 확산 패턴을 파악하고, 오염 수치를 예측해서 경보를 발령하며, 오염원의 출처까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한다. 요컨대 오염원의 출처가 파악된다면 환경 범죄 발생 시 인과관계의 입증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환경범죄의 예방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일정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기후변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동차나 난방 이용 등 변화된 생활양식으로 인해 우리는 탄소 배출 증가에 조금씩 기여하고 있으나, 그 자체가 곧 범죄는 아니다. 현행법은 무허가ㆍ무신고 배출시설을 설치하거나 이를 이용해서 조업을 하는 경우 등 불법성이 인정되는 특정한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이윤 추구 등을 위해서 법으로 금지된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사람에 대한 처벌은 단호하고도 확실해야 한다. 환경 범죄로 인한 피해를 대다수의 시민들이 일상에서 감내해야 하는 오늘날, 이제 더 이상 ‘경제성장’이나 ‘규제철폐’라는 이름으로 환경 이슈를 덮을 수는 없다. 환경 범죄는 관할권을 초월한 전 지구적 문제이자 미래세대의 권익을 담보하는 중요한 쟁점이다. 형법에 내재하는 인간중심적인 이념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생태 중심적인 이념으로 변화되기를 희망한다.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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