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도 인정 못해” 세월호 유가족, 김기수 특조위원 저지

입력
2019.12.31 16:35
수정
2019.12.31 18:29
14면

또 회의실도 못 들어간 김기수 위원

김기수(오른쪽)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50차 전원위원회에 참석하던 중 유가족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수(오른쪽)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50차 전원위원회에 참석하던 중 유가족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비상임위원에 임명된 김기수 변호사가 31일 유가족의 저지로 전원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24일에 이어 두 번째 회의 참석 실패다.

김 위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20층의 특조위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가던 중 “자격이 없으니 당장 돌아가라”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반발에 가로막혔다.

유가족 20여 명은 김 위원의 회의 참석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회의장 앞을 지켰다. 유가족들은 김 위원이 회의장에 나타나자 “조사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뭐 하러 왔느냐” “우리가 피눈물로 만든 특조위를 방해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김 위원은 지난 24일 자신을 가로막는 유가족을 향해 “불만이 있으면 위원장에게 말하라”며 강경 대응했지만 이날은 설득을 시도했다. 그는 “제가 위원회 참석을 못하면 오늘도 회의가 진행이 안 된다”며 “세월호 조사를 방해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1분 1초도 당신을 특조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길을 내주지 않았다.

유가족과 김 위원은 회의장 앞에서 20여분 간 대치했다. 김 위원은 상황 정리를 위해 아래 층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결국 귀가했다.

제50회 전원위원회는 김 위원이 불참했어도 장완익 위원장을 비롯해 과반수가 넘는 8명의 위원이 참석해 10시 40분쯤 시작됐다. 이날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과 청와대의 사찰 지시 혐의에 대한 수사 의뢰 여부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프리덤뉴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교하고,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을 주장하는 영상을 게시해 논란을 일으켰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체는 김 위원이 지난 20일 상임위원에 임명되자 특조위에 세월호 관련 자료 접근 및 회의 참석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제척ㆍ기피 신청을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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