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엔젤투자, 창업기업 성장의 동반자

입력
2020.01.07 04:40
29면
엔젤투자는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여서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으므로, 전문성을 보유한 엔젤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우수한 창업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엔젤투자는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여서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으므로, 전문성을 보유한 엔젤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우수한 창업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언론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 국내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가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처음에는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였고, 초창기 자금이 필요할 때 ‘엔젤’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엔젤투자자는 벤처 생태계 내에서 파종할 씨앗을 고르고 처음으로 물을 주는 역할을 한다. 엔젤투자가 활성화되어야 유니콘 기업이 더 빠른 속도로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엔젤투자는 192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많은 오페라가 만들어졌으나, 어떤 오페라는 작품성이 우수해도 자금이 부족해 공연할 수 없었고, 이때 후원자들이 자금을 대 공연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 개인적으로 아는 벤처기업에 알음알음 투자하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엔젤투자는 제1벤처 붐 시절인 2000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5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나 전 세계적으로 IT 버블이 꺼지면서 엔젤투자도 함께 급감하였다.

2010년대 들어 엔젤투자를 되살려야 건강한 벤처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엔젤투자 금액의 최대 100%까지 소득공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세제 지원, 액셀러레이터 제도와 크라우드펀딩 제도 등 투자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다시 엔젤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1만여명의 엔젤투자자가 1,000개의 스타트업에 5,400억원을 투자하여 제1벤처 붐 수준까지 회복되는 모습이다. 다만, 벤처 선진국인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미흡하다. 미국의 엔젤투자 규모는 GDP 대비 0.11%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0.03% 수준이다.

엔젤투자는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여서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으므로, 전문성을 보유한 엔젤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우수한 창업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앞으로 초기창업 기업을 발굴하여 액셀러레이터와 전문엔젤 등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엔젤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전문엔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하기 위해 전문엔젤 등록제를 도입하고, 등록된 전문엔젤에는 액셀러레이터 수준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둘째, 일정 요건을 갖춘 액셀러레이터에 개인투자조합 결성 외에 벤처투자조합 결성도 허용할 계획이다. 셋째,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지역 엔젤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22년까지 엔젤투자 규모를 1조원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우량한 씨앗과 튼튼한 밭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있어도 이를 선별하고 투자하는 엔젤이 부족하면 유니콘 탄생은 더딜 수밖에 없다. 최근 민간의 많은 자금이 부동산시장 등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자금이 우리 경제의 희망인 벤처창업기업에 투자되어 더 많은 유니콘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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