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6개월, 일본 지방 경제 얼어붙자 일본 극우도 한일 관계 회복 요구”

입력
2019.12.30 11:34

 유재순 JP뉴스 대표 인터뷰서 밝혀, “관광 종사자들 업종 변경까지 고민” 

29일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8월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32만9,652명)가 같은 달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30만8,730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 수가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를 앞지른 것은 2014년 6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앞. 뉴스1
29일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8월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32만9,652명)가 같은 달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30만8,730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 수가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를 앞지른 것은 2014년 6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앞. 뉴스1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7월 시작한 일본 관광 불매운동이 확실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인은 혐한 발언을 일삼던 일본 극우세력에서도 한일관계 회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뉴스포털 JP뉴스 유재순 대표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냄비근성이라고 했던 일본 극우 인사들이 지금은 ‘하루빨리 양국 관계가 좋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가 이 상태로 가면 안 된다고 하는 일본 국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일부 극우 세력까지 일본 정부에 한일 관계 회복을 요구하는 이유는 지방경제가 완전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교토, 나라, 규슈, 벳부, 홋카이도, 후쿠오카 같은 관광 지역에서 관광에 종사하는 현지 주민들이 업종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자동차, 맥주, 유니클로 등 한국 매출량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적인 기업이니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방으로 가보면 경제 상황은 확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일본 정부 발표를 보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지난 11월 20만5,000명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1%나 급감했다. 혐한 발언을 쏟아냈던 스가 요시히데 관광장관조차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해 국민과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는 앞으로도 확실히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관광지 주민들이 생활고에 빠지자 해당 지자체장들은 일본 정부에 한일 관계를 회복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베 정부가 돌연 태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아베) 측근들의 불륜 스캔들 등 불미스러운 일로 내각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기 때문에 타개책으로 한일 관계 물꼬를 트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우익성향 지지 기반을 배반하고 갑자기 한국과 화해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 판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양국 정부와 피해자간 합의에 달렸다고 유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기업, 한국 정부, (양국) 시민단체, 피해자들이 합의점에 이르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며 “일본 정부에서는 합의를 해서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화해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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