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 발자국 또 앞서간 존재,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입력
2019.12.29 15:08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여전히 도전자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여전히 도전자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스포츠 세단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BMW 3 시리즈다.

실제 BMW 3 시리즈는 지난 시간 동안 수 많은 도전자들의 도전을 상대하며 ‘시장의 선두’를 확실히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3 시리즈의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던 이들이 제법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BMW가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며 새로운 3 시리즈, ‘G20’를 선보이고 이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물론, 재규어와 캐딜락에 이어 볼보까지도 3 시리즈에 도전장을 던진 상황에서 새로운 3 시리즈는 어떤 가치와 경쟁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한껏 푸르게 변한 하늘 아래서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마주했다.

BMW G20 3 시리즈의 체격을 보고 있자면 확실히 시대에 따라 ‘차량의 체격’이 커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새 4,709mm에 이르게 된 비교적 긴 전장은 물론이고 각각 1,827mm와 1,435mm의 전폭과 전고는 스포츠 세단의 대담한 프로포션과 ‘공간의 여유’를 암시하는 것 같다. 참고로 휠베이스 또한 2,851mm로 늘어나며 공간에 기대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공차중량은 시승 차량인 330i M 스포츠 패키지 기준, 1,620kg다.

확실하지만 부담스러운 존재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그 존재감이 ‘긍정적인 느낌’인지 혹은 ‘부정적인 느낌’인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명확히 갈리는 모습이다. 다만 전체적인 실루엣에 있어서는 보닛을 길게, 그리고 데크를 짧게 그려내는 스포티한 프로모션을 유지하며 이전보다 한층 길고,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인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는 점이다.

디자인에 있어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은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프론트 엔드에 있다. 최근 BMW가 키드니 그릴을 키우고 있는 걸 고스란히 반영한 탓에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전면에도 키드니 그릴이 차지하는 영역이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푸조 3008을 닮은, ‘BMW E46 3 시리즈’를 오마주한 헤드라이트와 M 스포츠 패키지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바디킷이 더해지며 스포티한 감성을 완성하지만, 여전히 시선이 키드니 그릴에 머무르며 프론트 엔드 전체가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생긴다.

롱 노즈-숏 데크의 프로포션 덕에 안정감과 스포티함이 공존한 측면은 깔끔한 캐릭터 및 숄더 라인과 한층 늘어난 휠베이스를 통해 ‘전체적인 균형감과 여유’를 한껏 강조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네 바퀴에 적용된 M 스포츠 휠과 푸른색의 브레이크 캘리퍼 또한 좋은 ‘디테일’이라 할 수 있다.

후면 디자인 또한 이전의 3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더욱 날렵하고 세련된 스타일이다.

렉서스의 기시감이 드는 얇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을 더해 스포츠 세단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살려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특히 후면 비다킷의 볼륨감이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라 차량의 크기를 더욱 크게 보이게 하는 매력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시각적인 매력과 기능을 더한 공간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살려낸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외형과 달리 실내 공간은 이전보다 더욱 고급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기능적인 우위를 점하는 디테일을 통해 ‘최신의 BMW’를 연출하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담하고 역동적인 감성보다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대시보드 구성과 운전자를 향해 비틀어 놓은 센터페시아는 더욱 미래적이고 기능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여기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계기판과 M 스포츠 스티어링휠을 통해 운전자의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그래픽 UI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한글화에 대한 완성도를 높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센터 터널에 새롭게 구성된 컨트롤 패널 및 iDrive를 통해 더욱 손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으며 제스처 컨트롤 및 음성 인식 기능도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이와 함께 동급에서 가장 열악하게 느껴졌던 ‘사운드 시스템’에서도 확실한 투자가 이루어진 모습이다.

다만 기존의 3 시리즈에 비해 ‘건조한 플라스틱’의 비중이 높아지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안쪽, 혹은 아래쪽 패널들의 전체적일 질감이나 마감 등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져 ‘원가절감’ 및 ‘코스트 분배’를 확인할 수 있다.

동급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된 2,851mm의 휠베이스 덕에 1열 공간과 2열 공간이 모두 만족스러운 것이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큰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스포츠 성향의 모델임에도 다소 밋밋한 시트가 아쉽게 느껴지지만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레그룸, 헤드룸의 여유는 분명 충분한 모습이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1열 시트의 두께는 물론이고, 휠베이스의 확장 덕에 2열 공간에서 누리게 되는 ‘레그룸’의 만족도가 상당하다. 덕분에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스포티한 드라이빙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었다.

실내 공간의 만족은 적재 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적재 공간은 480L로 동급에서도 우수한 편이며 패키징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국산 중형 세단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크게 부족함이 없고,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 정도나 깊이 등이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 활용성 부분에서의 만족감이 높아 보였다.

매력적인 터보 엔진, 그리고 다단화의 힘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보닛 아래에는 2.0L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BMW의 확실한 파트너라 할 수 있는 ZF사의 8단 스포츠 변속기가 자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최고 출력 258마력과 40.8kg.m의 두터운 토크를 과시하는 건 물론이고 다단화를 통한 효율적인 주행까지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리터 당 11.1km의 복합 연비를 통해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효율성을 확보했다.(도심 10.0km/L 고속 13.0km/L)

드라이빙의 재미에 안전을 더하다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기에는 조금은 아쉬운 시트의 질감과 도어 패널 등의 소재가 느껴지지만 비교적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 그리고 운전자를 기다리는 듯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기대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시동과 함께 드러나는 화려한 계기판과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기능들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함께 ‘미래에 대한 선점 의지’를 절묘하게 조합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엔진에 대한 만족감이 드러난다. 258마력과 40.8kg.m의 토크의 우수성은 물론이고 출력의 발현, 그리고 체감되는 가속력 등에 있어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배출가스 등으로 인해 엔진 셋업이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상냥함과 ‘속도감’의 조화가 좋은 엔진이라 평할 수 있다.

엔진의 질감 외에도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서 듣는 즐거움까지 살려내는 점은 다소 인위적이지만, 충분히 시장 지향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어,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주행을 마치는 순간까지 운전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완성도를 높인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변속기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기존의 변속기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전보다 변속 상황에서의 질감이나, 변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피드백이 더욱 개선된 모습이다. 게다가 다단화 변속기 고유의 특성과 매력도 여전하다. 다만 절대적인 변속 속도는 아주 빠른 편은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드라이빙 모드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기찬 모습이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정점이었던 20세기 끝머리의 BMW에 비하기엔 아쉽지만, 분명 ‘최근의 허약했던 BMW에게 실망했던 이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될 것 같다.

실제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가 선사하는 조향에 대한 느낌, 그리고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은 무척이나 민첩하고 강한 차체에서 구현되는 우수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조율할 수 있고, 또 그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한층 살아난다.

다만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스포츠 및 스포츠 플러스가 아닌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컴포트로 두고 달리더라도 노면이 좋지 않을 때에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불규칙하고, 둔탁한 충격으로 인해 꽤나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한편 BMW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제동력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제동력이나 브레이크 페달 조작과 그에 대한 피드백 등도 만족스러워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를 조율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좋은점: 다시 ‘즐겁게 달리는’ 스포츠 세단의 등장, 더욱 강력해진 상품성

아쉬운점: 과도할 정도로 긴장된 드라이빙

여전히 강력한 극복의 대상,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BMW 3 시리즈의 성공 이후 수 많은 차량들이 3 시리즈의 권위에 도전하고, 그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2019년, 지금 마주하고 있는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BMW 3 시리즈가 얼마나 극복하기 어려운 존재인지 알려주며, 다시 한 번 ‘경쟁자들의 도전 의지’를 자극하는 존재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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