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자제 좀’…美공화당, 부결 방해될까 우려

입력
2019.12.20 08:43
수정
2019.12.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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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트윗’ 탄핵 심리에 부정적 영향 우려

“공화당, 탄핵 심판은 몰라도 트럼프 트윗 손가락은 통제 못 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19일 워싱턴 상원 의회로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19일 워싱턴 상원 의회로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이론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근질거리는 트위터 손가락은 통제할 능력이 없다.’

1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이후 상원의 탄핵심판을 진행할 공화당 의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글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탄핵안을 부결시킬 태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트윗 습관이 심리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심리 기간만이라도 ‘트위터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하는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불만을 표시할 권리가 있지만 내가 만약 그라면 낮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 2인자인 존 튠 원내총무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하지 않길 바라는 많은 상황들이 있다”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은 “의원들이 대통령을 위해 발언하고 대통령은 어떤 발언도 하지 않는 게 최상일 것”이라면서 “그가 내 조언에 귀를 기울일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셸리 무어 캐피토 의원은 “트윗을 적게 하고 더 많이 웃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하고 정제되지 않은 트윗이 오히려 탄핵안 부결이라는 목표 달성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하원 탄핵조사 기간이던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를 과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흑인을 불법 처형한 행위를 일컫는 ‘린칭(lynching)’에 비유하는 트윗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을 촉발하는 바람에 진화에 애를 먹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엄중한 탄핵 절차를 리얼리티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공화당의 바람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탄핵소추안 표결이 임박하자 하루 100건에 육박하는 트윗ㆍ리트윗을 게시하며 공화당이 기대하는 ‘트위터 휴지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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