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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발언기회 요청 재판장 거부에 집단반발ㆍ고성… 변호인도 뒤엉켜 30분 말다툼 
게티이미지뱅크

“의견을 설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검사)

“기회를 드리기 어렵습니다. 앉으세요.” (재판장)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검사)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앉으세요.” (재판장)

19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는 재판장과 검사가 서로 소리 높여 말다툼하는 매우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이날은 자녀의 명문대 대학원 입시를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4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담당 재판부인 형사합의25부 송인권 부장판사는 출석한 검사들과 재판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재판에 앞서 전날 제출한 의견서 요지를 설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재판부가 “필요 없다”고 이를 가로막으며 싸움이 시작됐다.

검찰은 전날까지 재판부 소송지휘 등과 관련한 9가지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작성한 공판준비기일 조서(공판준비기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요약 기록하는 문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게 검찰의 주된 문제제기였다. 이에 재판부는 “조서에 모든 것을 기재할 수는 없다”면서도 “검찰의 이의제기 부분이 기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어서 수정하는 방안을 법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A4용지 두 장 반 정도 분량으로 작성된 3차 공판준비기일 조서에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불허한 재판부의 결정과 근거만 담겨있고, 검찰은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실제로 당시 검찰은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불허 결정에 격하게 반대의견을 내다 “계속하면 퇴정을 요청하겠다”는 재판부의 경고를 받았다.

끝내 재판부가 검찰 의견진술 없이 곧바로 공판을 진행하려 하자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검찰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가 “검찰 이의사항을 반영한다고 했으니 앉으시라”는 말을 반복하자, 공판에 참석한 8명의 검사가 도미노처럼 줄줄이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회를 드리기 어렵다”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검사들은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10여분 실랑이 끝에 강백신 부부장검사가 “이 소송지휘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하자 재판부는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기각 의사를 밝혔다. 다른 검사들 역시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거나 “편파적 진행”이라고 항의했다.

실랑이는 변호인 쪽으로까지 옮겨 붙었다. 정 교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가 “30년 간 재판을 했지만, 이런 재판은 처음”이라며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얻고 재판부가 설정한 의제에 따르는 것이 기본”이라고 검찰에 쏘아 붙였다.

재판부, 검사, 변호인까지 뒤엉킨 말다툼은 30분 이상 이어졌다. 재판 직후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가 자신들에게 부담되는 의견진술을 아예 하지 못하게 했다”며 “과연 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법조계에선 이날 공판에 대해 재판부와 검찰의 행동이 모두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충분히 매끄럽게 할 수 있었음에도 미숙했던 부분이 분명 있다”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 내용을 굳이 법정에서 밝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이상 검찰도 수긍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진행에 그토록 불만이 있다면 기피신청을 하면 되지 이런 식으로 갈등을 고조시킨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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