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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고유정에 대한 9차 공판에서는 의붓아들의 사망원인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벌였다. 김영헌 기자

고유정(36) 의붓아들의 사망원인으로 의도적인 외부의 힘이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가해져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법의학자 진술이 나왔다. 하지만 고씨 측 변호인은 함께 자고 있던 친부의 몸에 눌려 질식사했거나 돌연사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사망원인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벌였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정봉기)는 16일 의붓아들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고씨를 상대로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전 남편 살해사건과 의붓아들 살해 사건이 병합된 이후 두 번째 공판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숨진 고씨의 의붓아들인 홍모(5)군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부검의와 부검 의견서 등을 검증한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소 소속 법의학자 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으로 나선 법의학자는 피해자가 의도적인 외력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제기됐던 피해자와 함께 잠을 자던 현 남편 홍모(37)씨의 다리에 눌려 아이가 사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법의학자는 “피해 아동 발견 당시 침대를 향했던 얼굴 부위에 난 평행선 형태의 혈흔 자국과 침대 이불 패턴이 동일하다는 점 등을 볼 때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머리와 몸통에 걸쳐 넓게 압박이 가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 아동의 덩치가 또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하지만 성인의 다리가 몸에 걸쳐진 것만으로 질식사 하기는 어렵다”며 “다리가 몸에 걸쳐져 숨을 쉴 수 없다면 피해자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비틀거나 발작 등 반응이 있어 얼굴 혈흔 자국과 침대 이불 패턴이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피해자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강한 외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숨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부검의도 홍군의 사인을 질식사로 판단했다. 그는 “코와 입이 막혀 질식에 이르는 비구폐쇄 질식사 또는 강한 외력에 눌려 질식에 이르는 압착성 질식사의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목 주변에 상처 등 손상이 없고 골절 등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목이 졸려 숨지는 경부압박 질식사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씨 변호인 측은 함께 잠을 자던 어른에 의해 눌려 질식사했을 가능성과 돌연사의 가능성 등을 제기하면서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부검의와 법의학자는 잠을 자던 어른에 의해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돌연사는 숨진 홍군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 3월 2일 오전 4시부터 6시 사이 홍씨 부자가 잠든 방에 들어가 엎드려 자고 있는 의붓아들을 강한 힘으로 눌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가 범행 전날 자신은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이 고씨의 휴대폰 사용 분석 결과 고씨가 홍군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 새벽 3시48분 자신의 휴대폰에서 의붓아들의 친모인 A씨의 남동생 등 3명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오는 1월 6일 10차 공판을 열어 의붓아들 살인사건에 대한 증인심문을 이어간다. 선고는 1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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