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기 있어” 비건, 北에 회동 공개제안

입력
2019.12.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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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식회견서 “미국은 미북 정상 합의 실천에 데드라인 없어” 

 이도훈 “협상 재개 시 北 모든 관심사 논의 가능 재확인”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오전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미국 정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방한 기간 중 북한과 만나면 창의적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카운터파트(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다.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북한)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고 말했다. 북한에 공개적으로 회동을 제안한 셈이다. 그간 외교부 청사를 드나들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약식이나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한 건 북한에 공식적으로 회담 제안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미국과 북한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능력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혼자서 할 수는 없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일방적으로 제시한 연말과 관련해선 “미국은 미북 정상의 합의사항을 실천한다는 목표에 있어 데드라인(시한)은 없다”면서 “우리가 기대한 만큼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시한에 구애 받지 않고 협상을 이어갈 뜻을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대남ㆍ대미 강경 발언에 대해선 “매우 적대적이며 부정적이고 불필요하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의 최근 성명들에 대해선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날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날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협의를 했다”며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긴밀한 공조 하에 공동 목표인 안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비건 대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는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17일까지 방한 일정을 잡은 비건 대표는 회견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후 오후 늦게 외교부에서 비건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지명을 축하해 마련한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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