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때 쓰던 장비로 은메달… 이상호 “시즌 출발이 좋다”

입력
2019.12.15 15:16
수정
2019.12.15 19: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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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가 메달을 획득한 뒤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이상호가 메달을 획득한 뒤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배추 보이’ 이상호(24ㆍ하이원)가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챔피언을 향한 도전을 다시 시작했다.

이상호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19~20시즌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평행 대회전 경기에서 출전 선수 67명 중 2위에 올랐다. 이상호가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17년 3월 터키 대회 은메달, 올해 2월 평창 대회 동메달 이후 세 번째다.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기운을 얻은 이상호는 내년 2월 평창 대회에서 정상에 도전한다.

이상호는 평창올림픽 당시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키 종목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정선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타서 그의 별명은 ‘배추 보이’다.

예선을 5위로 통과한 이상호는 16강전에서 홈 코스의 가브리엘 메스너(이탈리아)를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예선 4위였던 라도슬라프 얀코프(불가리아)를 제친 이상호는 4강에서 루카스 마티스(오스트리아)를 1.31초 차로 앞서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한 롤랑 피슈날러(이탈리아)였다. 이상호는 올해 2월 평창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낼 당시 16강에서 피슈날러를 0.53초 차로 물리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결승에서는 피슈날러에 0.86초 차로 패하는 바람에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상호는 대회를 마친 뒤 “앞선 러시아 월드컵 때부터 계속 감이 좋았다”면서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는 1위를 거두고도 16강에서 탈락한 것이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아쉬움을 조금 덜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즌 초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부담감이 조금 사라졌다”면서 “이번 시즌 출발이 좋은 만큼 남아 있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잠시 주춤했던 이상호는 기존에 쓰던 보드보다 4㎝ 긴 장비로 교체했지만 평창 월드컵 동메달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올림픽 때 쓰던 장비로 다시 교체한 이상호는 “조금 더 나에게 맞는 장비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훈련해보고 대회를 해보니 기존에 쓰던 장비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다음주 이탈리아 카레차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월드컵 대회 평행 대회전에서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린다.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정해림(24)은 출전 선수 52명 중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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