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아시안컵 이어 여자월드컵도 유치 철회

입력
2019.12.13 18:04
수정
2019.12.13 18: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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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법과 상충된다는 FIFA 새 규정, 협회는 4월부터 알았다

대한축구협회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축구협회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축구협회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에 이어 같은 해 예정됐던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유치 계획을 잇따라 철회했다. 지난 5월 “여자월드컵 유치에 집중하겠다”며 아시안컵 유치 신청을 포기하더니, 대회 유치에 공을 쏟던 여자월드컵 대회마저 유치 신청을 철회한 것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4월 FIFA에 제출했던 2023 여자월드컵 유치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협회는 “당시와 남북관계가 달라진 데다 FIFA의 새 대회 운영 규정이 국내법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대회를 유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협회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권유로 이 대회를 남북 공동개최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과 협의할 기회가 없었던 탓에 지난 4월 한국 단독 개최로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그러나 유치계획서(비드북) 마감일인 13일 돌연 유치 철회를 발표했다. 협회는 “그동안 개최국의 대회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주관하는 방식이었지만, 2023여자월드컵부터 FIFA가 별도 법인을 설립해 대회를 직접 주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운영 방식은 정부가 조직위를 통해 대회에 인적ㆍ물적 지원을 하도록 한 ‘국제경기대회지원법’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협회 안팎에서는 “FIFA의 새로운 대회운영 방식을 비드북 제출 마감일이 다 돼서야 알았다는 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협회는 새 운영방식 가이드라인을 유치신청 시점인 지난 4월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요청에 따라 국내법과 상충되지 않는 방안을 FIFA와 협의했으나, FIFA로부터 ‘한국만 예외를 인정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아시안컵과 여자월드컵 개최시기가 겹쳐 여자월드컵 개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두 대회 모두 유치하지 못하게 돼)아쉽게 됐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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