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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3,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이 기간 한일ᆞ한중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 직전에 열리는 3국 정상회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하고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3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에 인식을 공유하고 협력을 확인, 북미 대화 동력이 되살아나게 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우리로서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고, 지난달 22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당시 한일 정부 간 합의에 따라 일본의 수출 보복 규제 조치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대화가 16일 열리고, 이어 22일에는 장관급 회담이 추진 중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갈등 해소의 단초가 될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물론 한일 간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으로 술술 풀리기란 불가능하다. 갈등의 근본 원인인 강제 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는 양국 간 인식 차이가 워낙 큰 상황이다. 더구나 상호 신뢰가 바닥난 상황에서는 어떤 방안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한일 관계를 지금처럼 악화한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양국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논의하고 찾아가는 첫 실마리를 푸는 게 중요한 이유다. 문 대통령은 10월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 경색 타개를 위한 다양한 소통과 교류 촉진”을 제안했고, 아베 총리도 3일 “미래지향적 한중일 협력 등 북한,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양 정상이 관계 회복 의지를 밝힌 만큼 남은 건 미래를 위한 걸음을 다시 내딛는 것이다.

마침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문희상안’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본 내에서도 수출 규제의 부당성과 안보 협력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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