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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가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넘었다.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다. 디즈니 영화로는 올해 세 번째 1,000만 관객 동원이다. 한 영화사가 1년에 1,000만 영화 3편을 배출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적어도 한국 극장가에서 2019년은 디즈니의, 디즈니에 의한, 디즈니를 위한 해임이 분명하다. ‘엔터테인먼트 제국’ 디즈니는 한국에서 유독 강세다. ‘겨울왕국2’의 한국 매출(8일 기준 893억원)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 디즈니는 가족을 위한 콘텐츠를 주로 만든다.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다. 올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3편 모두 성인물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겨울왕국2’와 ‘알라딘’(관객수 1,255만명)은 전체 관람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명)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가족 단위 관객을 모으기에 알맞은 영화들이다.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면 당연하게도 흥행 가능성이 크다. 월트 디즈니(1901~1966)는 “어른들은 다 자란 어린이에 불과하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 올해 1,000만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는 ‘극한직업’(1,626만명)과 ‘기생충’(1,008만명)이다. 둘 다 15세 이상 관람가다. ‘극한직업’은 코미디물이라고 하나 마약 제조와 밀매, 조폭이 소재다. ‘기생충’은 특정 장면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자녀가 고등학생 이상이 아니면 가족이 함께 볼만한 한국 상업영화는 찾기가 매우 힘들다. 1,000만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 20편 중 전체 관람가 영화는 1편도 없다. 15세 이상 관람가가 16편, 12세 이상 관람가가 4편이다.

□ 국내 영화인들도 타깃 관객층이 넓은 전체 관람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전 세대를 만족시키는 영화 만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을 흔드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치하지 않게 환상의 세계를 구현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야 한다.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 자본력이 필요한, 까다로운 작업이다. 디즈니가 돋보이는 이유다. 국내 제작자들은 최근 생긴 변수 하나를 더 고려해야 할듯하다. 극장에 노키즈관을 조성해 달라는 일부 관객의 요구다. 영화 만들기도, 애 키우기도 참 힘든 사회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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