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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콘텐츠 전문가로서 필자는 ‘지자체 연합 T커머스채널’이란 플랫폼을 제안한다. 광역 시도별로 독자 채널을 갖되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동 플랫폼(공용 채널)을 운영하는 구조다. 지역의 생산물이나 관광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는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채널이 적합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지자체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우리 지자체의 TV채널’을 갖고 싶어 한다. 주민과 소통하고, 축제나 문화 관광 자원을 홍보하고, 생산물을 판매하는 데 가장 효과적 매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분석이다. 인터넷 시대라곤 하지만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사회에서 TV는 여전히 강력한 소통 도구이다. 지방 자치를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앞으로도 10~20년은 최상의 매체일 것이다.

방송콘텐츠 전문가로서 필자는 ‘지자체 연합 T커머스채널’이란 플랫폼을 제안한다. 광역 시도별로 독자 채널을 갖되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동 플랫폼(공용 채널)을 운영하는 구조다. 지역의 생산물이나 관광 상품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는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채널이 적합하다.

예산 규모가 큰 광역 지자체 일부는 TV채널을 따로 추진하고도 있으나 회의적이다. 통상 30번 이내, 최소한 두 자리 번호는 차지해야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다. 광역 지자체가 별도 채널을 만들어봐야 세 자리 번호를 받을 게 뻔하다. 일반 시청자는 물론 지역 주민에게 존재를 알리기조차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자체 채널은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해결책은 공용 채널을 함께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과 유사한 개념이다. 인터넷에서는 유력 중앙일간지도 포털에 노출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포털을 통해 유입되는 유저 트래픽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개념을 TV에 적용하는 것이다. 지자체별 독자 채널은 각 신문사, 공용 채널은 네이버 같은 게이트웨이 역할을 맡는다.

공용 채널은 상위권 채널 번호를 받는 게 필수다. 다른 홈쇼핑ㆍT커머스채널처럼 유료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채널 입점비를 내는 방법, 중앙 정부가 지방 자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종편이나 보도채널처럼 의무 송출 채널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해서 10번대 또는 20번대 번호를 갖게 되면 많은 시청자에게 노출되어 각 지자체 독자 채널로 시청자들을 이끌어 들일 수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려면 TV채널을 통해 지역 생산물 판매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홈쇼핑이나 T커머스채널로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T커머스채널은 TV와 인터넷이 결합된 형태다. 홈쇼핑처럼 동영상이 방송되며 동시에 인터넷 화면이 구성되는데, 이를 클릭하면 다양한 메뉴나 연동 채널로 이동한다. 공용 채널에서 각 지자체 채널로 연결되고, 거기서 다시 다양한 지역몰이나 상품, 축제, 식당, 숙박, 시도정 홍보 화면으로 연결할 수 있다. 게다가 지자체의 인터넷몰로 연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소수 유력 생산자들만 혜택을 보는 기존 홈쇼핑ㆍT커머스 채널과 달리 다수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쌍방향 채널 유형이다.

공공성과 공익성이 강조되는 채널은 소유 구조 문제가 늘 쟁점이다. 그러나 소유 구조보다 의사 결정 구조가 더 본질적 쟁점이다. ‘민관 협치의 거버넌스’가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지자체와 채널 사업자는 물론 지역 주민, 생산자, 도시 소비자 또는 시청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거버넌스를 통해 채널 운영의 규칙과 이익 배분의 기준을 결정하도록 하면 공공성ㆍ공익성과 창의성ㆍ효율성을 최대한 조화롭게 구현할 수 있다.

지자체들이 이렇게 손쉬운 해법에 무관심한지 안타깝다. 물론 단독으로는 어렵다. 핵심은 지자체들이 손을 잡는 것이다. 지방 자치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진정 원한다면 지자체 연합TV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오창희 명지전문대 산학중점교수(전 경기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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