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김관영(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1 선거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여야가 한 일은 전무하다시피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본회의 부의 절차까지 마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검찰개혁 4법을 모두 통과시키겠다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자유한국당이 무더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하면서다.

대치 정국을 풀기 위해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는 지난주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보류를 맞바꾸는 ‘빅딜’을 시도했으나, 막판 한국당의 거부로 합의가 불발됐다. “다음 원내대표가 책임 있게 합의하는 게 맞다”는 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밝힌 비토 배경이다.

이대로 가면 국회 파행은 불 보듯 뻔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9일과 1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민생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모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한국당이 자신들을 뺀 본회의 진행을 호락호락하게 놔둘 리 없다. 특히 게임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선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전방위적 저지에 나설 것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해당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가 끝나고 다음 회기에서 법안을 표결할 수 있다”며 11일 임시국회를 소집해둔 상황이며, 이후에도 ‘미니’ 임시국회를 반복해서 열 태세다. 이렇게 되면 예산안은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졸속으로 통과되고, 데이터 3법, 유치원 3법, 아동 안전법인 이른바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은 상당 기간 표류가 불가피하다.

출구가 없는 건 아니다. 9일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한국당을 뺀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 당권파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협상 의지를 밝힌다면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더 논의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당도 원내 협상창구 교체를 계기 삼아 대화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민식이법의 발목을 잡고 민생법안에 대해서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은 한국당으로서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4+1 협의체도 이견을 좁히려면 숙려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싸워도 할 일은 해야 한다.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