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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백원우 감찰팀’ 반원으로 활동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검찰수사관의 휴대전화에 대해 경찰이 재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지난 6일 기각했다. 그 이틀 전에도 검찰은 숨진 수사관의 사인 규명을 위해 휴대전화 내용 확인이 필요하다며 경찰이 신청했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점 등의 이유로 경찰의 압수수색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은 검찰의 잇단 영장 기각에 대해 “사망 경위 규명에 차질을 야기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사 착수 단계인 수사관 사망 이튿날 검찰이 신속히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경찰이 이에 대해 두 차례나 압수수색 영장을 역(逆)신청한 것은 휴대전화 내용이 가진 휘발성 때문이다. 경찰은 검찰이 이례적으로 서둘러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자신들과 공유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경찰이 봐서는 안 될 검찰의 강압수사 정황이 밝혀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의심한다. 반면 검찰은 경찰의 행보를 휴대전화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에 경찰 관계자들이 관여한 단서가 나올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두 수사기관의 휴대전화 쟁탈전은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검경 간의 뿌리깊은 불신을 감안할 때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가 나온다 해도 모두 자기 입맛대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검경은 불필요한 신경전을 멈추고 자료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피로감을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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