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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여아 부모, 폭로 글 삭제했다 경위 공개하기도 
 실체 규명 전 가해 남아 측 신상공개…마녀사냥 논란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성남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성폭행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자 아이 부모와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아이 부모 모두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피해 여아의 부모는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최초 폭로 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을 모두 삭제했다. 여아 부모는 삭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제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사람인지라 글을 싹 다 전부 내렸다”며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위해 올린 것이니 다시 용기 내 글을 올리러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딸 제가 지키겠다. 유능한 변호사를 곧 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여아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어 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 부모에 따르면 만 5세인 딸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또래 남아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딸의 신체 주요 부위를 상습적으로 추행했다. 사건 정황을 담은 글과 함께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산부인과 진단서가 빠르게 퍼지면서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피해 부모는 이날 추가 글을 올려 게시물 삭제 결심 배경도 전했다. 피해 부모에 지지 의견을 보냈던 누리꾼 사이에서 글 삭제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글을 내린 것을 사과한다”고 운을 뗀 그는 “실제 고소로 진행 시 당연히 맞고소를 할 것이고,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면 장기간 재판이 시작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반복적인 진술이 진행되고, 아이의 마음에 계속해서 상처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아이가 받을 상처와 고통이 두렵고 겁이 난다”면서도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되든 공의를 위해, 제 딸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가해자로 지목된 부모는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양쪽 부모가 모두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힘에 따라 법정에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게 됐다.

양측의 법적 다툼 예고와는 별개로 2일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초 폭로 글과 삭제 정황 등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의 분노가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 개인과 부모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사실관계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아의 실명, 부모의 이름과 직업까지 거론되는 것은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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