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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제60회 한국출판문화상 예심 심사를 위해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에 모인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백승종(역사가),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장은수(이감문해력연구소 대표), 이현우(서평가),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경집(인문학자). 고영권 기자

“미세먼지에 고통 받고, 불평등에 분노하고, 그럼에도 현실에서 답을 구하기는 쉽지 않죠. 책은 그 ‘답 없는 문제’의 답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올 한해 한국 사회의 해묵은 현안을 고민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려 애쓴 책들이 적지 않았던 점은 고무적입니다.”

지난 22일 제60회 한국출판문화상 예심 심사를 위해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모인 심사위원들은 책의 가치는 “한 사회와 시대를 리드해가는 힘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출판계 트렌드는 ‘교양서의 전문화’다. 얇고 넓은, 잡학 지식을 뽐내기 보다 학술서 버금가는 전문 지식들이 교양서로 읽기 쉽게 쓰여졌다.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양극화 문제 등 갈수록 복잡해지고 감당하기 어려운 현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흐름이 두드러지면서다. 심사위원들은 “학문의 장에서 논의될 만한 어렵고 딱딱했던 내용이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 대중적 글쓰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한국 교양서의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주류에서 소외되고 배제돼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여성, 청소년, 노인, 노동자 등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책을 통해 분출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수면 아래 감쳐줬던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부터가 변화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 사회의 주축이 될 2030 청년세대가 자신들의 담론을 자생적으로 생산해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의견이다. 밀레니얼 세대 열풍을 가볍게 진단하는 책들은 쏟아졌지만, 청년들 스스로 삶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나가는 수준의 무게감 있는 책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평가다. 청년세대에 대한 담론이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형식적으로, 선언적으로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심사위원들은 “‘청소년’ 저자는 많은데, ‘청년’ 저자는 없다”며 청년 저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낼 수 있도록 실질적 저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한 발짝 나아가게 하는 변화의 도구로 책만한 게 없습니다. 책은 나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돼주기 때문입니다.” 좋은 책 한 권이 사회와 시대 변화의 척도라는 얘기다.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제60회 한국출판문화상이 좋은 책 고르는 작업을 한 해도 멈추지 않고 진행하는 이유다. 올해도 저술-학술, 저술-교양, 어린이ㆍ청소년, 번역, 편집 각 부문에서 10종씩, 모두 50종의 책을 골라냈다. 김경집(인문학자)ㆍ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ㆍ백승종(역사가)ㆍ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ㆍ이현우(서평가)ㆍ장은수(이감문해력연구소 대표)ㆍ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심사위원(7명)이 자신 있게 권하는 ‘올해의 책’들을 소개한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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