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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홍콩’을 고리로 중국을 다시 한번 밀어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의 압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임에도,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를 꺼내들며 대중 압박을 지속할 뜻을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무역 합의’와 ‘홍콩 민주화 지지’ 사이에서 고심하는 분위기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홍콩 선거와 관련, “미국은 계속 일국양제, 그리고 홍콩인들의 열망에 따라 보장돼야 하는 민주적 가치와 근본적 자유를 존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미 언론을 통해 폭로된 중국 공산당 문건들은 위구르족과 다른 무슬림 소수민족들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대량으로 구금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자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는 가혹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NYT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주 미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법안에는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홍콩의 자유를 억압하는 홍콩ㆍ중국 관계자들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 참석한 도중 생각에 잠겨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현재 이 법안은 대통령 서명만 남겨둔 상황이지만,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기대가 큰 트럼프 대통령은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제프리 라이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트럼프는 판을 엎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법안은 내달 3일 자동 법률로 지정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딜레마 상황”을 드러낸다고 SCM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무역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홍콩에서도 일이 잘 진행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내정에 간섭한다며 격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언급과 관련해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차 있으며 대테러 문제에 대한 이중기준을 다시 드러냈다”면서 “신장 문제를 구실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음험한 속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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