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4일째… 철도노조 “요구 수용하라” 발길 묶인 승객들은 “언제 끝나나”

입력
2019.11.23 16:55
수정
2019.11.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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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 나흘째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인력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 파업 나흘째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인력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철도파업 나흘째인 23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고 인력 충원 등 노조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철도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가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결의대회에는 철도노조 소속 1만 여명, 건강보험노조 소속 2,000여명, 국민연금지부 등 공공기관 노조원 2,0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2014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지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참석해 발언에 나섰다.

철도노조는 △4조2교대 전환으로 철도안전 인력 확보 △비정규직의 직접고용과 처우개선 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며 이날로 나흘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 외 건강보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달부터 임금피크제 폐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철도노조 조상수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현재 노조는 동료가 죽어나가는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도 담보할 수가 없어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TX-SRT 통합, 열악한 자회사 조합원의 처우개선은 모두 현 정부가 약속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역대 정부들의 실패가 항상 공공부문 정책의 실패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저항에서 시작되었다는 교훈을 이번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오늘 투쟁을 시작으로 철도노조 파업 연대는 물론 민주노총의 노동개악 저지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노조의 정당한 요구, 현장인력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대정부교섭, 철도노조 파업요구 수용을 (정부는) 즉각 결단하라"라고 덧붙였다.

철도파업 나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부산발 KTX를 타고 역에 도착한 승객들이 플랫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철도파업 나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부산발 KTX를 타고 역에 도착한 승객들이 플랫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9∼12월 이후 3년 만이다. 핵심 쟁점인 안전인력 충원과 관련해 노조 측은 4600명 증원을, 사측은 1800명 증원을 주장하는 등 이견이 큰 상항이다.

한편 이날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79.6%로 떨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KTX는 평시 330대에서 224대로 줄어 68.9%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평소보다 100대 이상 감축 운행한 셈이다. 수도권 전철은 89.9%, 일반열차는 66.9%, 화물열차는 25.4%까지 운행률이 떨어졌다.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은 발길이 묶인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표소 앞은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운행 조정 알림’ 공지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오전 11시 기준 열차는 2대 중 1개 꼴로 중지됐으며, 주요 노선의 열차가 거의 매진돼 입석으로만 안내됐다.

이날 서울역에서 만난 윤모(69)씨는 “대구에 있는 동생이 서울에 볼일이 있어 상경하고 있는데, 올라오는 자리만 있어 내려갈 때는 친지의 차를 타고 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정모(25)씨는 “직업이 성악가라 연주회 일정 때문에 지방을 많이 오가는데, 열차 이용이 많이 어렵다 보니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이라며 “얼른 노사간의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과천에서 온 임모(54)씨 또한 “한창 수시 전형이 진행되는 시기라, 수험생들의 고충이 클 것 같다”며 노사간의 교착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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