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김세연 “이대론 총선 결과 뻔해… 순수성 의심 말라”

입력
2019.11.18 10:21
수정
2019.11.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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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의원 “여의도연구원장 직은 끝까지 유지할 것”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향해 ‘역사의 민폐’이자 ‘생명력을 잃은 좀비’라는 혹평을 쏟아내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이 18일 “변화의 불씨를 당기는 그런 역할이 누군가로부터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특정계파의 전횡을 막기 위해 총선 공천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여론조사를 맡은 여의도연구원장 직은 유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대로 총선까지 갔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눈에 뻔히 보이는 시점에서 저라도 내부에서 충격을 좀 가해서라도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의 완전한 해체와 함께 지도부의 불출마까지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또 “한국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통합과 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이 지금 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당 내에서 소장파로 꼽히던 3선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당 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순수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 의원이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 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에 “여론조사 기능을 여의도연구원에서 가지고 있다”며 “(당이) 해체가 되지 않고 총선을 치르더라도 여론조사를 가지고 다른 불미스러운 시도가 있지 않도록, 철저하게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차단시키는 역할을 제가 맡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런 요구들에 대해 “(저의) 순수성을 의심해서 하는 이야기일 수 있다”며 “다른 취지는 지난번 원장 교체 시도가 있었던 것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올해 7월 그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이유로 여의도연구원장 자리를 교체하려다가, 관련 보도가 나오고 비판이 이어지자 유야무야 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도 재차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여당일 때는 정부에 대해서, 또 야당이 된 이후에는 지도부에 대해서 항상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해야지 건강한 조직”이라며 현재 한국당은 이 같은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한국당이 지금 상태로 뭘 해 보겠다고 자꾸 시간을 끌다가는 정말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이 온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문제 인식, 상황 진단을 놓고 볼 때는 두 분이 큰 당 차원의 결단이 있을 때 앞장서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말씀 드렸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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