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행사 사유화’ 논란에 아베 내각 지지율 6%P 하락

입력
2019.11.18 10:16
수정
2019.11.18 18:5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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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출입 기자들에게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한 사유화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출입 기자들에게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한 사유화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오는 20일 일본 역대 최장 재임 총리에 등극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 차원의 벚꽃놀이 행사를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들의 향응에 활용했다는 ‘사유화’ 비판에 직면하면서 내각 지지율이 6%포인트 하락했다.

18일 발표한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9%를 기록, 지난달 조사에서의 55%에 비해 하락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36%로 지난달 조사에 비해 2%포인트 상승했다. 그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15~17일 18세 이상 성인남녀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요미우리신문이 매달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여론조사 직후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의식을 계기로 아베 총리가 50여개국 참석 인사들과 마라톤 회담을 가졌고, 지난 10일 일왕 즉위 기념 카퍼레이드 등 지지율 상승에 우호적인 이벤트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하락 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매년 총리가 주최하는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를 대거 초청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달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전 경제산업장관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장관이 자신과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임한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하나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장관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대학입시에 반영하는 영어 민간시험과 관련해 “분수에 맞게 치르면 된다”고 발언해 역풍을 맞은 점도 지지율 하락의 배경이 됐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52%는 사임한 두 장관을 임명한 아베 총리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을 밝혔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경우가 지난달 조사에서 5%포인트 하락한 37%였으며,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2%포인트 상승한 7%였다.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1%로 1위,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장관은 18%로 2위였다. 아베 총리는 15%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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