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친 개’ 비난에 바이든 “내겐 명예의 훈장”… 트럼프는 ‘반색’

입력
2019.11.18 10:57
수정
2019.11.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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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북한의 원색적인 비난에 대해 “북한의 모욕은 명예의 훈장(a badge of honor)”이라며 여유롭게 응수했다. 반면 최근 민주당 주도의 탄핵 조사로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바이든 협공을 내심 반기며 이를 계기로 북측에 대화의 손짓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 개’라고 비난했다는 트윗글을 공유하면서 “(김정은) 위원장님, 조 바이든은 졸리고 아주 느릴 수는 있지만 미친 개는 아니다. 사실 그보다는 낫다”고 썼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비난을 반박하는 듯하지만 평소 자신이 ‘졸린 조’라고 비판해온 바이든 전 부통령을 다시 한번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만이 북한의 비핵화와 그에 따른 경제 발전, 평화 보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대라는 의미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은 빨리 움직여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라고 글을 맺었다.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 발표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메시지에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곧 만나자”는 손짓을 보낸 것에 의미를 부여,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논평을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해 “미친 개는 하루 빨리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 “미친 개 한 마리가 또 발작했다”, “저승 갈 때가 된 것”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한 비난을 퍼부었다. 바이든 캠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15일 캠프 명의로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괜찮다. 나는 그의 모욕을 명예의 훈장으로 받아들인다”라고 맞받아쳤다. 또 그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자랑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바이든 행정부에서 ‘러브레터’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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