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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변호사 “국제형사재판에 회부할 사안” 경고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해 명백하게 밝혀야” 촉구
일본 외무성이 펴낸 2019년 외교청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코너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붉은 밑줄)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표현하면 안 된다. 이 점은 한국 측도 확인했다”고 기록한 일본 외교청서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도주의를 위배해 무효라는 것인데, 국제형사재판에 회부될만한 사안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출신인 송기호 변호사는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외교청서에 대해 “인도주의에 반한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국제조약법에 국제 공동체가 승인ㆍ수락하는 규범, 예를 들어 ‘고문, 대량학살 같은 중요한 인권침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며 “만약 대량학살을 부인한다고 하면 처벌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장대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우리 정부가 성노예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더라도 이 합의는 “무효”라고 송 변호사는 분석했다. 예컨대 “아우슈비츠에서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한 것은 분명한데 관련 당사국들끼리 ‘학살이 없던 것으로 합의합시다’라고 써봐야 국제법상으로는 효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2007년 미국 하원이 ‘일본 정부는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명백하고 공개적으로 부인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며 “유엔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선언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외교청서에 ‘이 점은 한국 정부도 확인했다’고 표기한 이유를 우리 정부가 밝혀야 한다고 송 변호사는 강조했다. 그는 “외교청서에 ‘이 (위안부) 합의에서 아예 성노예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는 것까지 들어가 있는데 도대체 어떤 합의가 있었느냐”며 “굉장히 큰 역사 도발인데, 청서 삭제를 요구하고 강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특히 외교부를 향해 “명백하게 문서를 공개해서 그렇게 합의한 바가 없다고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앞서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문서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해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는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기 때문에 바로 (정부가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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