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맨’ 김승희 감독 “감독은 부족했지만 선수들은 최고였다”

입력
2019.11.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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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코레일의 경기에서 패배한 대전 김승희 감독이 FA컵 우승 트로피를 지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이 4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뉴스1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코레일의 경기에서 패배한 대전 김승희 감독이 FA컵 우승 트로피를 지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이 4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뉴스1

대전코레일의 내셔널리그 팀 사상 첫 FA컵 정상 도전은 아쉽게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선수와 지도자 경력을 모두 코레일에서 이어온 ‘코레일맨’ 김승희 감독은 “감독은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선수들은 최고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코레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수원에 0-4로 패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기적을 노렸던 코레일은 원정에서 아쉽게 무너지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6강부터 울산, 강원, 상주까지 프로팀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코레일은 이날도 경기 초반 수원을 몰아붙였다. 전반 시작 10여 분 동안은 이관표(25), 김정주(28), 조석재(26) 등 공격진의 짧은 패스 플레이로 수원 수비를 허둥지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반 15분 고승범(25)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기 시작했고, 후반 들어 얀속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김승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승까지 오는 동안 항상 먼 곳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께 너무나 감사하다”며 “큰 무대에서 보답하고 싶어 나름 열심히 했는데 감독이 부족한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부족했을지라도, 코칭스탭부터 선수들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선을 다해 쏟아부었다”며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코레일의 도전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이날 경기가 내셔널리그(실업축구) 팀으로서의 사실상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1943년 조선철도축구단으로 창단해 실업축구 강호로 군림했던 코레일이 올해를 끝으로 ‘실업축구팀’의 간판을 떼고 K3리그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코레일에서 직접 운영하던 팀도 추후 독립법인화 해야 하는 상황이다. 명지대를 졸업한 뒤 1990년 철도청 축구단에 입단한 김 감독은 팀명이 한국철도, 코레일로 바뀌는 동안 줄곧 이 팀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했다.

결승전 패배에도 미소를 잃지 않던 김 감독은 “여기서 축구가 멈추는 게 아니니, 앞으로 더 속도를 내서 명문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에게 “기대를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당부를 전했다.

수원=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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