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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뀌는 당락…수험생들은 불안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동국대에 이어 홍익대 수시전형에서도 학교 측의 착오로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뀌는 사고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입시철인 11월 들어 불과 1주일 사이에 3개 학교에서 당락이 번복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홍익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달 24일 내년에 신설되는 실용음악과의 2020학년도 수시 1차 실기 합격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닷새 뒤인 29일 당초 합격 통보를 받았던 5명에게는 불합격을, 불합격이었던 6명에게는 합격을 재통보했다.

학교 관계자는 점수 입력 과정에서 결시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않아 이 같은 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1차 실시고사 대상자에게 고유 접수번호가 아닌 가(假) 번호를 부여해 시험을 치렀는데, 중간중간에 발생한 결시자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채점위원들이 순서대로 매긴 점수가 줄줄이 밀려서 기재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을 자체적으로 인지했고 즉시 전수조사를 한 뒤 2차 실기고사 대상자를 정정했다”면서 “합격이 번복된 5명의 학생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합격자 번복 사고는 앞서 서강대 로스쿨과 동국대에서도 벌어졌다. 서강대 로스쿨은 지난 1일 발표한 2020학년도 입학전형 제1차 합격자 명단에서 오류를 정정해 이틀 뒤 재공고를 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교수들이 평가한 점수를 취합해 엑셀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류가 생긴 ‘가’군 입학전형에는 총 209명이 지원했는데, 이번 번복으로 지원자 다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상수 로스쿨 원장은 사과문을 내고 “지원자와 학부모에게 큰 심려와 허탈감을 안겨 유감스럽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동국대에서도 수시모집 실기전형에서 마찬가지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 6일 동국대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 실기전형 합격자에 오류가 있다’고 공지하고 정정발표를 했다. 합격 통보를 받았던 14명이 불합격으로, 불합격자 중 12명이 합격자로 정정됐다. 동국대 측은 “합격자 명단 발표 후 수험생의 이의제기로 재확인한 결과 내신점수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삼수 이상의 수험생들에게 비교내신 점수를 적용하지 않은 오류를 발견해 다시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동국대는 총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한 후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고에 대해 한 대입 관계자는 “제한된 시간 안에 제한된 인원으로 수천 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을 관리하니 언제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이런 실수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조국 사태’의 여파로 교육부가 전국 13개 주요 대학을 상대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그간 음지에 숨어있던 오류가 속속 드러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합격자 당락이 바뀌는 건 사립대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 1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2019학년도 사관학교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 채점 오류가 발생해 합격선이었던 43명이 불합격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들을 추가 합격 조치하고 2차 시험 응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가합격 조치와 별개로 대상자들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배상금 신청이 가능하다”며 “합격 여부 통보 때 배상금 신청 절차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년 동안 이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배경에 은폐 시도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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