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폴드’ 온라인 매장서 2초 만에 완판... 삼성, 중국시장서 자존심 회복 ‘청신호’

입력
2019.11.08 20:00
수정
2019.11.09 10:34
9면
삼성전자가 8일 ‘갤럭시 폴드’ 중국 시장 출시에 맞춰 인민일보 8면에 전면으로 내건 광고. ‘미래, 이렇게 펼쳐집니다’라는 카피 문구를 내세웠다. 인민일보 캡처
삼성전자가 8일 ‘갤럭시 폴드’ 중국 시장 출시에 맞춰 인민일보 8면에 전면으로 내건 광고. ‘미래, 이렇게 펼쳐집니다’라는 카피 문구를 내세웠다. 인민일보 캡처

삼성전자의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중국 온라인 매장에서 출시 2초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화웨이 안방’ 중국에서 1%도 되지 않는 점유율로 고전하던 삼성이 갤럭시 폴드라는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 반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은 8일 출시된 갤럭시 폴드가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 단 2초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삼성 역시 시나닷컴 마이크로블로그 계정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폴드가 5분 만에 완판됐다고 알렸다. 중국 최대 삼성전자 모바일 매장인 상하이 난징둥루(南京東路) 플래그십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줄을 서 갤럭시 폴드를 받아갔다.

삼성은 이 같은 완판 행진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출시 시점에 맞춰 이례적으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전면 광고를 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삼성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것 자체가 최근에 볼 수 없던 광경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3년 한 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기록하면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들에 밀려 지난해 점유율이 1%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맞봐야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의 중국 점유율은 0.7%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가 출시되는 15일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간 실질적인 비교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삼성은 갤럭시 폴드 가격이 1만5,999위안(약 265만원)으로 메이트X보다 1,000위안(약 16만원) 저렴하다는데 방점을 찍는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갤럭시 폴드에 대한 기술력을 이미 검증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메이트X에는 구글 운영체제 일부 기능이 막힌 반면 개발 초기부터 구글과 협력한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접거나 펼 때 앱 연속성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X보다 갤럭시 폴드의 안으로 접는 ‘인폴딩’의 내구성 한층 강하다는 점 등도 삼성이 자신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이번 갤럭시 폴드 열풍이 삼성의 중국 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는 동시에 다가올 5G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현재 중국에서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5G가 상용화돼 있어 이번 갤럭시 폴드 역시 LTE 모델로만 출시했지만, 삼성은 미리 5G폰을 중국 시장에 대량 출하하는 등 중국 내 5G 서비스 확대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삼성은 중국 5G폰 시장에서 3분기 출하 기준 29.0% 점유율로 비보(5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안에 중국에서 5G폰 3종 출시를 확정한데다 조직 개편 등 중국 사업 재정비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 공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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