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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8일 ‘갤럭시 폴드’ 중국 시장 출시에 맞춰 인민일보 8면에 전면으로 내건 광고. ‘미래, 이렇게 펼쳐집니다’라는 카피 문구를 내세웠다. 인민일보 캡처

삼성전자의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중국 온라인 매장에서 출시 2초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화웨이 안방’ 중국에서 1%도 되지 않는 점유율로 고전하던 삼성이 갤럭시 폴드라는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 반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은 8일 출시된 갤럭시 폴드가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 단 2초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삼성 역시 시나닷컴 마이크로블로그 계정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폴드가 5분 만에 완판됐다고 알렸다. 중국 최대 삼성전자 모바일 매장인 상하이 난징둥루(南京東路) 플래그십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줄을 서 갤럭시 폴드를 받아갔다.

삼성은 이 같은 완판 행진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출시 시점에 맞춰 이례적으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전면 광고를 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삼성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것 자체가 최근에 볼 수 없던 광경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3년 한 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기록하면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제조사들에 밀려 지난해 점유율이 1%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맞봐야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의 중국 점유율은 0.7%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가 출시되는 15일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간 실질적인 비교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삼성은 갤럭시 폴드 가격이 1만5,999위안(약 265만원)으로 메이트X보다 1,000위안(약 16만원) 저렴하다는데 방점을 찍는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갤럭시 폴드에 대한 기술력을 이미 검증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메이트X에는 구글 운영체제 일부 기능이 막힌 반면 개발 초기부터 구글과 협력한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접거나 펼 때 앱 연속성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X보다 갤럭시 폴드의 안으로 접는 ‘인폴딩’의 내구성 한층 강하다는 점 등도 삼성이 자신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이번 갤럭시 폴드 열풍이 삼성의 중국 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는 동시에 다가올 5G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현재 중국에서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5G가 상용화돼 있어 이번 갤럭시 폴드 역시 LTE 모델로만 출시했지만, 삼성은 미리 5G폰을 중국 시장에 대량 출하하는 등 중국 내 5G 서비스 확대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삼성은 중국 5G폰 시장에서 3분기 출하 기준 29.0% 점유율로 비보(5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안에 중국에서 5G폰 3종 출시를 확정한데다 조직 개편 등 중국 사업 재정비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 공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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