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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 대규모 궐기대회 나설 듯… 폭탄 피한 지역은 사업 속도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대 모습. 뉴시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이 현실화되면서 주택 정비 사업지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상한제로 발이 묶인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켜진 반면, 적용 대상에서 빠진 지역의 단지들은 사업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을 경우 일반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제 때보다 더 낮아지면서 조합원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남3구역, 반포주공 1단지, 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 총 87개 단지가 이번 조치로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됐다. 여기에 추진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거나 예비 안전진단을 신청했지만 아직 통과하지 못한 잠재적 사업지까지 포함하면 대상 단지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이미 지난 8월부터 예고됐던 탓에 예상은 했다지만, 재건축 조합에서는 ‘결국 올 것이 왔다’는 탄식이 쏟아졌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지정되니 앞으로 더 늘어날 분담금 생각 때문에 눈앞이 깜깜하다”며 “조합에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 못한 지정에 당혹해 하는 곳도 있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동구에서 둔촌동은 예상 가능했지만, 고덕주공 등 고덕동과 명일동의 지정 가능성을 더 높게 봤는데 길동이 선정된 점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조합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와 주거환경연합은 지난 9월 서울 광화문에서 분양가상한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 데 이어, 조만간 대규모 궐기대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적용 지역에서 제외된 곳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재건축 지구단위계획 수립 단계에 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나 마포구 성산시영, 과천과 광명시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일단 분양가상한제 부담 없이 재건축 등 사업 추진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이번 상한제 대상지 선정을 ‘1차 지정’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자사고 폐지나 정시확대 방침으로 매수문의가 늘던 상황에서, 오늘 낭보가 들리면서 매수전화가 쏟아지고 집주인들도 그나마 있던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다만 앞으로 추가 지정 여지는 남아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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